소양강댐 방류로 북한강 물이 불어나면서 6일 새벽 가평군 자라섬이 물에 잠겨 있다. /가평군 제공 |
소양강댐 방류·잇단 폭우에 침수
연천 장남면 등 1200여명 대피소
과천·화성·광주, 붕괴사고 발생
道, 사망 8·실종 1·이재민 285명
가평군 북한강에 있는 '축제의 섬' 자라섬이 6일 새벽 자취를 감췄다. 비슷한 시각 자라섬 인근에 위치한 강원 춘천 남이섬도 20년 만에 처음으로 물에 잠겼다.
자라섬과 남이섬은 전날 소양강댐 방류로 쏟아져 나온 물이 가평에 도달해 북한강 수위가 상승한 시간대에 침수됐다. 소양강댐은 지난 5일 오후 3시부터 수문을 열고 초당 최대 3천t을 방류하고 있다. 최근 엿새간 가평지역에는 600㎜의 비가 내렸다.
자라섬 침수는 2016년에 이어 4년 만이다. 당시에도 장마철 물 폭탄이 떨어졌으나 소양강댐 방류는 없었다.
남이섬의 경우 이날 오전 5시부터 물이 차올라 선착장과 산책로 등이 있는 섬 외곽이 침수 피해를 봤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연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6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날 파주 파평면, 적성면, 문산읍 등에서 257명이 6개 임시대피소로 대피했다. 연천 장남면, 중면, 백학면, 군남면 등에서 1천209명이 인근 학교·연수원·마을회관 등 19개 대피소로 향했다. 이들은 수위가 내려감에 따라 집으로 차례로 복귀했다.
과천·화성·광주 등에선 집중호우로 붕괴사고가 잇따랐다. 과천에서는 이날 오전 5시께 축대가 쓰러지면서 다세대주택 건물을 덮쳤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6가구 주민 19명이 인근 주민센터로 긴급 대피했다.
화성 양감면에서는 전원주택 4채가 몰려 있는 부지 아래 경사면이 붕괴해 4가구 주민 1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시는 경사면 전체가 붕괴할 우려가 있다며 5가구도 대피할 것을 권유했다.
비가 많이 내린 광주 오포읍 능평리에선 토사가 내려와 담장이 무너졌으며, 인근에서 둑방이 무너져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파주에선 운행 중이던 시내버스가 빗물에 잠겨 승객 5명과 버스 기사가 고립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해 설치해 둔 광역 울타리 37곳이 손상되기도 했다. 환경부는 이 중 7곳에 대해선 복구작업을 완료했다.
인천에서도 크고 작은 비·강풍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새벽 2시49분께 미추홀구 학익동 한 빌라 외벽이 떨어졌고, 오전 3시42분께 계양구 계산동 한 도로현수막 거치대가 강한 비바람에 넘어졌다. 오전 4시13분께엔 강화군 불은면 한 주택 창문이 떨어졌고, 부평구에서는 도로에 가로수가 쓰러졌다.
한편 이날 오전 7시 기준 도에 집계된 피해 현황에 따르면 8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고, 이재민은 총 285명이 발생했다.
/지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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