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 바라보다… 집 밖 주민들 '뜬눈'… '불안에 잠긴' 파주·연천 일대

침수된 율곡교차로
파주, 연천 등 접경지역에 큰 비가 내려 임진강 수위가 급상승한 6일 오후 파주시 파평면 율곡교차로 일대가 침수되어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임진강 불어나자 면사무소로 피신
집안 물기 마르지 않아 방역 못해
"또 비 내리면 어쩌나…" 깊은 한숨


북한 황강댐 방류와 집중 호우로 필승교와 군남댐 수위가 역대 최고치를 넘어서면서 파주와 연천지역 주민들이 인근 면사무소로 긴급대피한 뒤 추가 피해에 대한 걱정으로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지난 5일 오후 4시24분께 파주시와 연천군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주민들은 군남댐 등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6일 오전 9시30여분이 돼서야 귀가했고, 오후 2시45분께는 대피명령도 해제됐지만 여전히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면사무소에서 하루를 보낸 주민 이모(75·연천군 중면)씨는 "임진강 수위가 5일 오후 3시를 넘어가면서 급격하게 올라왔고 오후 5시 정도에 주민 30명 가량이 면사무소로 대피하기 시작했다"며 "몸이 아프고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았는데 밤새도록 침수 피해 걱정에 마음을 졸여야 했다"고 토로했다.


[경인포토]임진강 군남댐 방류
6일 오후 임진강의 홍수를 조절하는 연천군 군남홍수조절지 군남댐에서 물이 방류되고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이어 "북한이 황강댐 방류를 미리 말해주면 좋은데 그런 것도 없이 열어버리니까 접경지 주민들만 피해를 본다"며 "정부가 이런 부분을 얘기하지 않아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1일부터 이날 오후 1시 현재 누적 강수량 659.5㎜의 많은 비가 내린 신서면에서는 침수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다. 자원봉사자와 군인 등의 도움으로 복구가 완료되고 있었지만, 집안 내부가 마르지 않아 방역 작업은 시작도 못했다.

신서면 도신리 주민 서모(71)씨는 "지난 3일 오전 3시까지 4시간 정도 비가 쏟아져 집 안에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찼다"며 "어제 다시 집으로 왔는데 물기가 마르지 않아 보건소에서 방역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주민 김모(81)씨는 "마당이 물에 잠겨서 나가지도 못했다"며 "또 비가 올까 봐 불안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말했다.


불어난 강물에 잠긴 임진강변 건물4
6일 연천군 왕징면 임진강변 건물 수 채가 폭우에 불어난 강물에 잠겨 있다.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파주시 율곡리에 소재한 율곡수목원과 인근 상점들은 침수 피해를 겪었다. 상습침수지역이기도 한 이곳은 임진강 역류 우려로 물을 내보내지 못하고 수문을 닫으면서 내부에 물이 차 침수가 된 경우다.

율곡수목원으로 향하는 주요 도로들은 통제됐고 오전 6시37분께 마을을 지나던 버스가 침수된 도로를 지나지 못해 승객 등 5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어제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오늘 새벽에 물이 마을을 덮치면서 피해를 입었다"며 울먹였다. 한편 군남댐 수위는 지난 5일 오후 11시10분께 40.14m를 기록, 계획홍수위(40m)를 넘어섰으나 이날 오후 5시 50분 현재 36.03m로 낮아졌다.

/이원근·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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