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제와 황제펭귄의 삶

김두환

발행일 2015-09-1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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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
▲ 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
해마다 늘어가는 이혼부부
재산상속 문제로 형제간 다툼
직장에서 집단 따돌림…
눈물겨운 펭귄의 가족사랑 처럼
우리도 남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소중한 정신문화 잘 계승해야

통계청의 2014년 이혼통계에 의하면 이혼은 11만5천500건으로 전년보다 200건, 0.2% 증가하였다. 최근 몇 년동안 이혼 증가율이 주춤하기는 하였으나 1990년에는 이혼이 4만5천여 건이었으니 아직도 과거에 비해 이혼 건수는 많은 편이다. 평균이혼연령은 남자 46.5세, 여자 42.8세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2011년까지 4년이하 이혼이 가장 큰 비중이었으나, 2012년부터 혼인지속기간 20년 이상 이혼이 28.7%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성년 자녀가 없는 이혼 부부의 구성비는 50.3%로 절반을 넘어섰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간통죄의 폐지로 기혼자의 혼외 만남을 주선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가족의 해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부모가 사망하면 상속문제로 형제간에 다툼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부모를 부양한 자가 기여분을 인정받아 재산을 더 챙기려는 상속문제로 형제간에 얼굴을 붉히며 법정에서 다툼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할 때면 우울한 생각이 든다. 어릴 적부터 같이 자라면서 우애를 나눈 가족 간의 사랑에 금이 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직장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상당수의 직장인들이 직장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러한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는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건강이 악화될 수 있고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남을 배려하고 아끼는 마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

필자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게 된 남극의 황제펭귄을 매우 좋아한다. 작은 생명을 지켜내는 감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황제펭귄은 서로 짝짓기를 하여 알을 낳은 뒤, 암컷은 그 알을 수컷에게 맡긴 후 먹이를 구하러 바다로 떠나고, 암컷에게 알을 건네받은 수컷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 3개월을 굶으며 남극의 지독한 추위 속에서 알을 품는다. 알이 부화하면 수컷은 먹이를 구하러 떠나고, 암컷은 바다에서 돌아와 새끼를 키운다. 펭귄이 알을 부화하고 새끼를 키우기 위한 노력은 눈물겹다. 펭귄의 지극한 가족애가 없으면 새끼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 한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몸을 서로 밀착시키고 바깥쪽과 안쪽의 펭귄들이 조금씩 위치를 바꿔가는 허들링이라는 행동을 하는데 이것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한 펭귄들의 집단적 행동이다. 자기만 살겠다고 버티면 다른 동료가 추위에 노출되어 목숨을 잃게 될 위험에 처하는데, 자리를 바꿔가며 서로를 위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황제펭귄의 삶에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동료를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가족을 위한 끊임없는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너무 물질적인 면에 치우쳐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우리는 정말로 짧은 시기에 세계에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그렇지만 너무 양적인 성장에만 치우쳐 앞에서 말한 사회적인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직장 동료들을 헐뜯고, 부모와 자식 간에 일어나는 유산 다툼, 갓 결혼한 부부들의 이혼, 각종 범죄들이 만연하고 있다. 이젠 서로 양보하고 사랑하는 미덕을 발휘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모두가 황제펭귄과 같은 동료애와 가족애를 지닌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살만한 가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굉장히 좋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역사적으로 남의 나라를 침략한 적이 없다. 우리 옛날 궁궐의 담을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이가 매우 낮은데, 그것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배척 시 하는 생각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옛 건축물에서 느낄 수 있는 남을 배려하고 소통하는 마음을 지닌 민족이 바로 우리다. 전통적으로 가족애가 강한 민족도 우리다. 우리의 소중한 정신 문화적 가치를 잘 계승하여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 김두환 한경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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