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사람·32] 인천시어린이과학관

‘스펀지같은 흡수력’
아이들을 닮은 곳

김영준 기자

발행일 2015-09-22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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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 계양구에 위치한 ‘인천어린이과학관’은 스펀지를 형상화한 목재 패널이 외관을 둘러 싸고 있어 과학관을찾은 방문객들로 하여금 어렵지 않게 스펀지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 인천시 계양구에 위치한 ‘인천어린이과학관’은 스펀지를 형상화한 목재 패널이 외관을 둘러 싸고 있어 과학관을찾은 방문객들로 하여금 어렵지 않게 스펀지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구멍난 외관 자연광 유입 역할도 겸해
동심 꿈·희망 무한히 채우도록 형상화
넘어져도 충격 완화 세심한 실내마감
수유실등 갖춰 가족관람객 편의성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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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전문 어린이과학관을 표방하며 2011년 5월 문을 연 ‘인천어린이과학관’은 그 해 인천광역시 건축상(대상)과 한국건축문화대상 사회공공부문 본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우수 건축물로 이름을 알렸다.

인천어린이과학관은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 인근 계양산 자락에 닿아있다. 방문객이 첫 대면하는 과학관 외부는 어렵지 않게 ‘스펀지’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스펀지처럼 작은 구멍이 뚫린 고밀도 목재 패널은 컬러 커튼 월로 지어진 과학관을 둘러 싸고 있다.

스펀지는 어린이들에게 친근하다. 어린이들은 직관적 경험을 통해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몸과 마음으로 지식을 체득하며, 그렇게 흡수한 것을 스펀지에서 물을 짜내듯이 표현하고 응용하는 모습이 과학관 건축 설계에 표방됐다.

스펀지를 형상화한 목재 패널에는 이 같은 상징적 의미가 부여됐으며, 자연광을 일정 부분 차단하면서 어느 정도는 통과시키는 기능적 역할도 한다.

과학관 내부로 들어서면 드넓은 로비(중앙 홀)와 각 층으로 연결되는 중앙 계단이 눈에 띈다. 중앙 홀은 모든 전시관을 매개하는 공간이면서 다양한 조형물과 이벤트, 볼거리 등이 제공되는 장소이다.

중앙 계단은 각 층의 전시 공간과 연결돼 있다. 보행 약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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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공간 중간에는 다음 전시공간에 대한 기대와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각 층의 휴식 공간에선 천장이 보이기 때문에 개방감 속에서 머무를 수 있다. 전시관을 모두 둘러본 후에는 옥상 전망대에서 계양산 자락을 바라보며 쉴 수 있다.

이 밖에도 지열과 태양광을 활용해 자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에너지 생산량은 과학관 내부에서 실시간 수치로 살펴볼 수 있다.

인천어린이과학관의 탄생과 설계에 대한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주)해안건축의 김태만 대표(CDO)와 인터뷰를 했다. 김 대표는 지난 달 ‘공간과 사람’에서 다뤘던 ‘G타워’의 설계자로서 만났던 인물이기도 하다.

김 대표가 초기 설계에서 가장 고려했던 부분은 어린이 전문 과학관으로서 차별화된 상징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는 “사용자인 어린이를 스펀지라는 개념으로 정리하고, 스펀지를 형상화하는 단순한 매스(Mass)를 만들어서 지역의 아이콘화를 꾀했다”면서 “스펀지의 다공질 면을 만들기 위해 타공된 구멍들은 단순한 표피가 아니라 전시공간에도 자연광이 유입되도록 한 요소로 활용됐으며, 과학에 대한 꿈과 희망을 무한히 채울 수 있도록 형상화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학관의 주 사용자인 어린이와 가족에 맞춰 수유실과 과학도서실 등과 같은 편의 시설들을 비롯해 세밀한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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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실내 마감재료는 바닥에 어린이들이 넘어지더라도 충격이 최소화 하도록 천연고분자 타일 같은 친환경 재료를 사용했으며, 계단과 난간에는 추락방지를 위해 높이 1.3m의 유리 난간과 어린이 전용 핸드 레일을 설치했다”면서 “자연광 활용면에서도 전시실 내부를 외부와 단절시키는 인공조명의 활용 대신 커튼 월에 다양한 색상의 조명확산 컬러 필름으로 마감해 자연광으로 연출되는 전시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는 전시 공간의 특성상 이용자들의 동선 배치도 설계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5개의 실별로 구성된 전시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중점적으로 신경을 썼습니다. 방문객이 주출입구로 들어서면 중앙홀에서 이용자의 연령과 관심에 따라 2층 또는 3층으로 진행하도록 수직 동선으로 배치해 선택 관람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2층과 3층은 열린 공간으로서 연결 동선을 가지고 있는데, 어린이가 계속 체험을 할지 다른 곳으로 이동할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동선을 구성했습니다.”

김 대표는 국내 최초인 어린이과학관을 설계하기 전에 세계 1, 2호 어린이 전시 시설인 뉴욕 브루클린 어린이 박물관과 보스턴 어린이 박물관을 답사하면서 구조와 함께 어린이 전용 과학관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브루클린의 경우 최근에 리모델링이 되었는데, 외관은 노란색 모자이크 타일을 이용해 볼륨을 하나의 덩어리로 단순하게 만들어주면서 내부로 들어가면 다양한 전시공간이 자연광만으로 이용되고 있었다”면서 “보스턴 찰스 강변에 위치한 어린이 박물관은 만지지 못하는 기존의 전시개념을 바꾼 ‘hand on’ 기법이 시작된 곳으로, 체험과 친환경을 가장 중요시하는 곳”이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인천어린이과학관이) 집 앞 공원을 산책하듯 많은 시민이 찾아와서 자연스럽게 연결된 실내·외 전시장을 둘러보고 계양산 자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자, 종종 작은 공연 관람도 가능한 편안한 공간이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건축 개요

위치 : 인천광역시 계양구 방축동 108의1
설계자 : (주)해안건축
시공사 : 동부건설컨소시엄
건축주 : 인천광역시장
규모 : 지하 1층·지상 3층
대지면적 : 2만1천688㎡
건축면적 : 4천287㎡
연면적 : 1만4천998㎡
구조 : 철근콘크리트

■김태만 건축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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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삶에 활력을 주는 공간을 만드는 것에 대한 관심으로 건축, 도시, 조경 등 다양한 영역과 스케일의 공간을 디자인하고 있는 김태만 대표(CDO)는 해안건축에서 복합시설, 마스터플랜, 공공건축물 등 새로운 영역들을 개척해왔다. 뉴욕 H Architecture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설계스튜디오를 지도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객원교수로 도시건축 스튜디오를 공동 진행했다. 다수의 AIA New York Chapter Award, 한국건축문화대상, 서울시건축상 등을 수상했다.

2012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초대작가로도 참여하였다. 대표작으로는 행복도시 중심행정타운, 플로팅아일랜드, 서울추모공원 등이 있다.

/글=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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