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성매매특별법 시행 11년’, 법 비웃는 현실

은밀하게 교묘하게… ‘디지털 성매매공화국’ 진화중

조영상 기자

발행일 2015-09-22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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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근로자 몰리는 홍등가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11주년을 이틀 앞둔 21일 오후 수원역 앞 집창촌이 신·변종 성매매업소로 빠져나간 내국인 대신 외국인 근로자 등 성매수를 하려는 사람들로 여전히 붐비고 있다. /임열수기자

집창촌 ‘옛말’ 스마트폰 이용
채팅앱통해 오피스텔·車 등
언제 어디든 조건·즉석만남
키스방·립카페 신·변종 활개
뒤처진 제도로 단속 어려워
종사여성 수 파악조차 못해


23일이면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지 11년째. 그러나 2004년 특별법 시행 이후 매년 경찰의 단속이 시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별법 시행 후 신종 성매매업소들이 법망의 틈을 이용해 구석구석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 앱을 이용, 더욱 은밀해진 성매매가 급증하면서 단속을 어렵게 하는 추세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달 초 점심시간이 갓 지난 의왕시의 한 대기업연구소 주변 오피스텔. 회사원 서모(27)씨는 잠시 피로를 풀기 위해 요즘 회사원들에게 인기가 있는 이른바 ‘낮잠방’을 찾았다. 하지만 말만 ‘낮잠방’이지 실제로는 즉석만남이 이뤄지는 성매매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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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는 편의점에서 간단히 식사한 뒤 채팅 앱을 통해 예약한 ‘오피스텔걸’과 성관계를 하고 남은 시간 낮잠을 자다 회사로 복귀했다.

이처럼 성매매가 기존 집창촌을 비롯해 도심과 농촌, 그리고 밤낮 할 것 없이 곳곳에서 판치고 있지만 법과 제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과거 집창촌 등 거점을 두고 이뤄지던 성매매도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오피스텔, 가정집 심지어 움직이는 차 안에서도 이뤄져 실질적으로 단속 자체가 힘든 실정이다.

실제로 얼마전 수원지검에 붙잡힌 수원 북문파와 남문파 조직원 49명(경인일보 9월9일자 23면보도) 대부분은 스마트폰 채팅 앱 ‘영톡’,‘앙톡’ 등에 ‘지금 바로 만나실 분’ 등의 글을 올려 남자 손님을 물색했다.

이들은 이런 앱을 통해 화대를 흥정한 뒤, 대포차나 렌터카를 이용해 청소년을 약속 장소로 실어 날라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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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11주년을 이틀 앞둔 21일 오후 수원역 앞 집창촌이 신·변종 성매매업소로 빠져나간 내국인 대신 외국인 근로자 등 성매수를 하려는 사람들로 여전히 붐비고 있다. /임열수기자

2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정용기(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성매매업소 단속건수는 5배 이상 증가했으나 성매매 사범 검거는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과거에 비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한 오피스텔 성매매, 출장 성매매, 키스방, 립카페 등 신·변종 성매매 업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 의원은 “성매매특별법 시행이 10년을 넘었지만 오피스텔 성매매 등 다양한 수법으로 진화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경찰은 보다 실효성 있는 단속, 수사기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여성가족부의 한 관계자는 “집창촌 등 집결지를 제외한 성매매 여성 수는 파악조차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매년 법과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제도가 적용되기도 전에 새로운 방법의 성매매가 생겨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조영상기자donal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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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11주년을 이틀 앞둔 21일 오후 수원역 앞 집창촌이 신·변종 성매매업소로 빠져나간 내국인 대신 외국인 근로자 등 성매수를 하려는 사람들로 여전히 붐비고 있다. /임열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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