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정 엿보기

[수원시정 엿보기] 장안구 신선한 변화

수원시의 4개 구청 가운데 막내인 영통구청장은 행정자치부 차지입니다. 지난 2003년 개청 당시 행자부가 조직과 인력 확충을 무기로 수원시를 압박한 데 따른 고육책이었습니다. 당시 행자부는 시의 조직과 인력 정원을 대폭 늘려줄 것처럼 분위기를 잡으면서 구청장 자리를 양보해줄 것을 집요하게 요구했습니다.

일선 구청장 자리를 행자부가 차지하겠다는 발상은 사실 생뚱맞기 그지 없는 것이었지만 조직과 인력에 목마른 시는 결국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서기관급 구청장으로 내려보낸 행자부는 그러나 얼굴을 싹 바꿔 시를 당혹스럽게 했습니다. 결국 시는 주기만 했지 받은 것은 껍데기 뿐인 밑지는 거래를 한 셈이 됐습니다. 김용서 시장도 매우 실망한 기색으로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지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늘 그랬듯이 칼자루를 쥔 쪽은 행자부인 것을.

시의 맏형인 장안구청의 구청장 자리는 지난해까지는 경기도청 서기관들의 몫이었습니다. 장안구청이 관선시대에 개청한 사실을 고려해 보면 도가 구청장 인사권을 행사하는 게 오히려 당연하기까지 합니다.



문제는 정년을 코앞에 둔 서기관들을 자주 내려보낸데 있습니다. 흔한 말로 말년이다 보니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떤 구청장을 두고는 시장이 '왜 저런 사람을 보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하는 말도 들었습니다. 본청 간부들 사이에서는 '시장의 시정 방침이 잘 이행되지 않는 구청'이라는 부정적인 말이 흘러나올 정도였습니다.

필자가 보기에도 다른 구청은 뭔가 움직이는 것 같은데 장안구는 늘 조용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좋은 말로 하면 안정됐다고 할 지 모르지만 나쁘게 보면 복지부동과 무사안일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지난 2월 임병석 당시 시 본청 자치행정국장이 장안구청장이 됐습니다. 임 구청장은 도에서는 한번도 근무한 적이 없는 순수한 시 토종자원입니다. 토종으로서는 사실상 첫 장안구청장인 것이지요.

첫 토종인 임 구청장이 뭔 일부터 하려나 궁금했습니다. 듣자 하니 구민들에게 친절한 공직자들을 만드는 일을 하더군요. 다분히 추상적인 얘기라서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대민 친절 전국 1등 만들기'라는 거창한 구호까지 내걸고 모든 직원들을 대상으로 3월 내내 친절교육을 하는 것을 보고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저렇게 열심히 한다면 직원들도 느끼는 게 있을 것이고, 구민들을 대하는 행동도 좀 달라질 것 아닌가 하는 것이지요.

다양한 시책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의 장안구청을 보면 뭔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됩니다. 구청장이 극성이다 보니 직원들도 안 뛸 수 없는 것이지요. 아직 장안구의 행정을 놓고 성과를 거론하기는 이를 것 입니다. 또한 급격한 변화는 자칫 피로를 느끼고 불행한 결과를 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하고 안하는 것 보다는 적극적으로 덤비고 뭔가 하자고 대드는 모습이 보기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이제야 장안구청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활기찬 모습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권선·팔달·영통구청에는 신선한 자극일 것 입니다. 적극적이고 저돌적인 권인택 권선구청장과 노련한 덕장 윤태헌 팔달구청장, 내무 행정에 밝은 행자부 출신의 최종원 영통구청장은 모두가 지역을 안정되게 이끌어온 훌륭한 지휘관들입니다.
앞으로 4개 구청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벌일 선의의 경쟁이 볼만할 것입니다.

/홍 정 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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