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사는 에너지 신재생 에너지·1] 에너지를 쓰는 이유

지속가능한 ‘삶’ VS 시한폭탄 ‘원전’
어느쪽 밸브를 여시겠습니까

민정주 기자

발행일 2015-10-08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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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전기·석탄, 온실가스 기후재난 위협
독일, 태양열등 자연에너지 사용 늘려
원자력, 방사물질 누출잦아 불안감
“인류 안전위한 변화… 선택아닌 필수”

가을 들판에 추수가 한창이다. 과일이며 곡식의 풍년 소식이 들린다. 올가을에는 농가도, 소비자도 풍성한 식탁을 차릴 수 있겠다.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가을이지만, 가을마다 풍년을 기대할 수는 없다. 태풍, 가뭄 등 풍년을 방해하는 자연 재해는 막을 길이 없다. 우리가 풍년을 기원하는 이유다.

풍년은 인류가 정착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인류는 더 많은 농작물을 수확하기 위해 지식을 축적하고 기술을 개발하며 발전해왔다. 한편으로는 태풍, 홍수, 해일, 폭설, 가뭄, 지진 등 변화무쌍한 자연재해로부터 가정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위한 노력의 결과가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이다. 우리는 농경지에서 첫 수확을 거두었을 때보다 더 안전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살고 있을까.

전기와 석탄은 인류의 삶을 업그레이드 시켰다. 이 두 가지 물질이 없었다면 인류의 발전은 훨씬 더뎠을 것이다. 18세기이후 서구사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전기를 얻기 위해 석탄을 태워 발전기를 돌렸다. 생산한 전기로 공장을 돌려 갖가지 물건을 만들어 냈고, 더 많은 물건을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전기가 필요로 했다.

한동안 너무 많은 석탄을 쓰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석탄 고갈설이 대두됐지만, 탐사 기술의 발달로 1천500년동안 더 쓸 수 있는 석탄이 매장돼있다는 것을 알고부터 석탄 사용량은 계속 늘었다.

지난해 영국 석유회사 British Petroleum이 발표한 ‘세계에너지 연간통계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석탄 사용량은 전체 에너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세계 일회성 에너지 중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30.1%로 1970년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석탄은 값싸고 풍부하다는 장점을 능가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석탄을 태울 때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기후 재난이 발생한다는 것은 이미 많은 국가들이 직접 겪어서 알게 된 사실이다.

태풍을 넘어선 해일, 가뭄을 넘어선 사막화가 인류뿐 아니라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그 이후로 등장한 것이 원자력발전소다. 핵분열로 발생한 에너지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 더 많은 전기를 싼 값에 생산할 수 있는데다 오염물질 발생량도 적다는 이유로 많은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했다.

에너지
군산 풍력발전소 /공동취재단

한국수력원자력 자료에 따르면 야구공 크기의 우라늄에서는 그 무게의 300만 배에 해당하는 석탄에서 나오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원전은 핵연료봉을 교체할때와 정기적인 검진시기를 제외하고는 1년 내내 가동된다.

한 달동안 일반 가정에서 사용되는 전기가 250kwh라고 가정하면, 500MWh 원자로 1기에서 1년동안 146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가 생산된다. 2014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동되고있는 원전은 30개국 436기다. 원자력 발전 기업들은 원자로가 있는 한 전기에너지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한다.

그런데 유럽의 몇몇 국가들은 최근 원자력발전소를 없애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5위 원전 강국이던 독일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2022년까지 원자력 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있던 일본의 사고소식은 독일의 정치권을 비롯한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이었다.

세계 최초로 미국이 원자력발전에 성공한 1951년 이후, 35년만인 1986년 4월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에서 원전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직후 원전 직원들은 상황을 통제하기 위해 현장을 지켰다. 소방관들이 불을 끄러 출동했다. 누구도 방제복은 입지 않았고 방사능 피폭으로 사망했다.

사고 후 36시간이 지나고서야 당국은 인근 주민 5만명을 대피시켰다. 방사능 구름은 유럽 전역을 오염시켰다. 25년이 지난 2011년에는 일본 후쿠시마에서 사고가 났다. 9.0의 강진과 쓰나미로 수소폭발이 발생하면서 원자로 격벽이 붕괴됐다.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고, 냉각수로 쓰던 바닷물도 오염됐다.

일본 정부는 저농도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했다. 원전 사고로 인한 인적, 물적, 환경적 피해는 정확히 가늠할 수 조차 없다. 30년전에 사고를 겪은 체르노빌은 아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독일 국민들은 경제적 부담이나 불편함을 감수하고 원전을 모두 없애기로 했다. 국가전력의 28% 가량을 핵발전에 의존하던 독일은 원전을 없애고 어떻게 전기를 충당할까?

독일은 원자로 폐쇄를 결정하기 이전부터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왔다. 독일은 원자력 발전을 모두 폐쇄할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까지 감축하는 한편 2050년 까지 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비중을 8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화석연료나 원자력을 대신해 태양력, 풍력, 수력 등의 환경에 부담이 없고 재생 가능한 자연에너지를 이용한다. 인류가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추구하는 한 이런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 독일의 확고한 입장이고, 지구 기후 변화에 책임이 있는 대부분 국가들도 이를 인정한다.

에너지원의 변화는 멈출 수 없는 커다란 흐름이 됐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지속가능한 삶이라는 희망을 찾는 사람들을 만나보자.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위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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