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하류 무역삼각지대를 가다·1] 러시아의 열차 전략

꼬리에 꼬리 문 채무 문제
北-러-南 ‘철도 삼각관계’

김종화·황준성 기자

발행일 2015-10-07 제71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러시아의 열차전략

→ 70면서 계속

답보상태 빠진나진~하산 철로
2006년 운영자회서 조성 타결
한~러 육상 운송로 토대 마련

러 “北 못믿어” 南 참여 촉구
우리측 “순수 상업사업” 입장
경원선 북한구간 노후화 심각
막대한 개보수 비용도 ‘숙제’

#나진항과 유라시아 열차 연결을 꿈꾸는 러시아

러시아도 중국의 나진항을 이용한 동해 진출 전략을 관망하고 있지만은 않다. 러시아는 북한과 양국 간의 논의를 넘어서 한국을 끌어들여 문제를 풀어 나가려고 한다. 단절돼 있는 남북철도 및 대륙철도 연결에 대한 시도가 바로 그것이다.

러시아가 한국의 참여를 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건 3개국 간에 얽히고 설켜 있는 복잡한 채무 관계가 한몫하고 있다.

러시아는 2000년부터 북한과 나진~하산 철도 연결 사업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구소련 시절 북한에 빌려준 55억 달러의 빚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번번이 중단되고 있다.

북한은 러시아에 채무 탕감 요청을 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하고 있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채무의 해결 없이는 과거 수준의 무역, 추가적 차관이나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는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한국이 가지고 있는 대러 채권 19억5천만달러를 자국의 대북 채권과 상쇄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지만 이 또한 한국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다.

답보상태에 놓였던 나진~하산 철도 연결 사업은 지난 2005년 10월 서울에서 개최된 제14차시베리아횡단철도운영협의회(CCTST)를 통해 재논의가 시작됐고 2006년 3월 블라디보스톡에서 개최된 제1차 남·북·러 철도운영자회에서 북·러간 나진~하산 사업이 합의됨으로써 다시 추진된다.

북·러간 나진~하산 사업의 합의가 갖는 의미는 다양하다. 우선 중국이 선점하는 듯했던 나진항 개발에 러시아가 참여하게 됨으로써 견제와 균형이 이뤄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동안 북·러간 경협에 있어서 중요한 걸림돌이 되었던 북한의 대러 채무문제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가 풀렸다는 해석도 해 볼 수 있다.

북한과 러시아간 합의가 이뤄졌지만 나진항을 어떻게 이용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한국 간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한국은 나진~하산 물류사업 프로젝트에 대해 상업적 타당성 조사를 마친 후 부산~나진~하산~유라시아횡단열차로 이어지는 컨테이너시범운송 사업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는 나진~하산 물류사업 프로젝트가 북한이라는 특수한 국가 체제를 가지고 있는 국가와 상업적인 프로젝트로 접근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상업적 프로젝트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완전한 수익모델과 법률적 안전장치가 보장되어야 하지만 북한이라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상황이 이런 상업적 프로젝트의 성공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느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북한의 개방 정책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에 통일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한국은 이 사업이 갖고 있는 경제적인 파급 효과와 가치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얽히고 설켜 있는 복잡한 정치 문제로 인해 순수한 상업적인 프로젝트로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절된 경원선과 유라시아대륙횡단열차

한국이 나진~하산간 물류사업 프로젝트를 관심있게 보는 이유 중 하나는 동북아 중심 물류 국가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러시아와 자루비노항을 활용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자루비노항과 속초, 부산간 항운 노선 운영을 통한 물류 운송 연계다. 한국은 자루비노항~유라시아대륙횡단열차를 연계해 유라시아대륙으로 물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동해의 거친 바닷길은 안정적인 물류 운송에 제약이 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개선의 물꼬를 트며 단절됐던 철도의 복구를 통한 물류 운송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경원선의 경우 단절 되어 있는 북한 구간이 개통된 후 원산~나진 구간까지 새롭게 정비될 경우 안정적인 유라시아대륙횡단열차 이용 체계가 갖춰지게 된다.

경원선 구간 중 남북 분단으로 사라진 구간은 남측은 백마고지역~월정역~군사분계선까지 10.6㎞, 북측은 군사분계선~가곡~평강역 14.8㎞ 구간이다. 이 구간에 새롭게 선로를 놓는다고 해도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북한 철도가 노후화된 시설로 인해 표정속도가 30여㎞에 불과해 사실상 정상 운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물류의 이동을 위해서는 이런 북한의 시설 개보수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

하지만 북한철도현대화사업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사업 비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김종화·황준성기자 jhkim@kyeongin.com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종화·황준성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