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귀환, 사할린의 한인들·5] 전환점 맞은 지원문제

고국 찾는 손길 ‘다시 잡아줄때’

강기정·정운 기자

발행일 2015-10-19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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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귀국 日 지원 올해 끝나
강제징용 보상등 숙제 많은데
향후 주도해야할 정부는 ‘신중’
현지선 “우리를 잊었다” 울컥


한국 정부가 러시아 사할린 동포에 눈을 돌린 것은 지난 1990년 한·러 수교가 체결된 이후다. 1994년 일본과 합의해 1세대가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했고 사할린 현지에 한인들을 위한 문화 공간과 한글 학교를 지었다. 귀환하지 못한 채 눈 감은 이들의 유골을 국내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는 일도 했다.

광복 70주년인 올해, 사할린 한인 지원 문제는 일본의 영주 귀국 지원 종료 등으로 전환점을 맞았지만 한국 정부는 지원 확대에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사할린 한인들은 “고국이 우리를 잊었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18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1세대 영주 귀국에 대한 일본의 지원은 올해 말까지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유골 봉환을 진행해 온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역시 올해까지만 활동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

남아있는 1세대가 600명 가량인 사할린 현지에선 이제 후손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태도에 주목하고 있다. 1세대 이후 세대의 영주 귀국이 성사될지, 한국말과 문화·역사를 모르는 한인 아이들의 ‘뿌리 찾기’에 한국이 나서줄지, 강제 징용에 대한 보상 문제는 해결이 될지 등 관심사가 다양하지만 한국 정부는 ‘신중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법안 소위원회에서 외교부는 “러시아는 사할린의 인구 감소 문제를 고민 중인데 2세대(1세대의 자녀 중 광복 후에 태어난 한인) 영주귀국 정책을 펴게 되면 러시아하고 문제가 생길 게 확실하다” “다른 지역 동포와 비교할 때 사할린 동포에 혜택이 치중돼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외교부 관계자는 “입장이 큰 틀에서 변한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사할린에서 한인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순옥(49·여) 사할린주 이산가족회 회장은 “우리는 한순간도 한국을 잊은 적이 없는데 한국은 우리를 잊어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1세대 한인 우영자(90) 할머니는 “한국은 사할린 강제 징용 등 대일항쟁기의 만행을 보상받는 차원에서 일본으로부터 돈을 받아 나라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는데, 피해자인 우리에게는 돌아오는 게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한·일 협정 체결 후 정부는 1974년부터 1977년까지 3년간 징용 사망자 1인당 30만원씩을 보상했는데, 한국과 단절돼있던 사할린 징용 피해자에겐 제대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고국으로 돌아온 1세대에 대한 문제 역시 영주 귀국 25년차를 맞은 현재 전반적으로 점검해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를테면 1998년 한·일 양국이 영주 귀국을 지원한 초창기에 경기도 안산에 정착한 한인들은 임대료 부담 없이 지내는 반면, 2007년 인천 남동구로 이주한 한인들은 매달 18만원씩 임대료를 부담해 형평성 문제가 일고 있다.

남동구에 사는 진영자(77·여)씨는 “나이가 많다 보니까 병원도 자주 가게 되는데 임대료가 경제적으로 크게 부담이 된다”고 했다.

유즈노사할린스크/강기정·정운기자 kanggj@kyeongin.com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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