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을 찾아서] 남양주 보리밥집 ‘고향가는 길’

시골 식재료들의 하모니
건강까지 맛나게 비볐다

김우성 기자

발행일 2015-10-23 제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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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찰기 씹는맛 살린 보리
제철나물 곁들여 향긋함 더해
고기볶음·황태구이·두부 별미


지난 1999년 문을 연 남양주시 수석동 보리밥집 ‘고향가는길’은 말 그대로 고향 가는 길목에서 도시민들의 향수를 달래기에 그만이다. 대로변에서 살짝 빠져 들어가면 녹음 속 2천600여㎡ 대지 위 황토집에서 시골냄새 풍기며 입맛을 자극한다.

주메뉴는 보리밥이다. 보통 식당의 보리밥 쌀알이 따로 노는 것과 달리 이 집은 적당한 찰기로 씹는 맛을 일정 부분 살렸다.

보리밥에는 상추, 도라지, 고비나물, 무나물, 호박, 얼갈이, 참나물 등이 곁들여진다. 나물은 그때그때 조금씩 바뀐다. 제철에 맞게 밭에서 재배해 내놓기 때문이다.

놋그릇에 정성껏 올린 보리밥에 김이 피어오를 때 이 나물들을 조금씩 얹어 식성에 따라 양념을 한다. 주인장이 손수 담근 된장으로 만든 강된장이 올라오고, 윤기가 나는 고추장과 참기름이 준비돼 있다. 나물 각각에 적당히 간이 배어 있어 담백하게 먹고 싶은 이들은 굳이 양념을 첨가하지 않아도 된다.

보리밥을 비벼놓고 상을 둘러보면 푸근한 밑반찬에 마음이 먼저 든든해진다. 특히 아삭한 열무김치와 무생채, 여기에 머리를 찡하게 하는 물김치의 조화가 입에 침이 고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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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비빔밥 만 먹기 심심할 경우 고추장 돼지고기볶음이나 황태구이를 추가하면 좋다. 매콤하고 쫄깃한 식감이 썩 멋진 궁합을 이룬다. 둘 다 달지 않아 보리밥에 함께 넣어 비벼도 순하게 넘어간다.

전채로는 두부가 제격이다. 두부 또한 매일 아침 직접 만든다. 두부 제작과정에서 나오는 백순두부도, 구수한 재래식 손두부도 인기가 높다.

날씨가 추워지는 요즘은 칼칼한 소고기전골과 황태두부전골도 별미다. 100명 이상 수용이 가능한 가운데 술안주로는 닭볶음탕과 홍어회가 있다

음식을 기다리며 황토방에 앉아 창밖으로 눈을 돌리니 각종 채소밭과 맨드라미꽃이 마음을 정화한다. 주인장은 조만간 매장 앞에서 수확한 어린갓나물과 갓김치를 선보일 예정이다.

슬로푸드의 본고장임을 자처하며 ‘제 속도로 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남양주에서 이만한 참살이 음식이 없어 보인다. 주인장의 인자한 ‘엄마 미소’도 여기에 한 몫 한다. 고향가는길의 영업시간은 오전 11시~오후 9시 30분이며, 명절 당일과 전날 총 4일만 쉰다.

남양주/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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