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귀환, 사할린의 한인들

[끝나지 않은 귀환, 사할린의 한인들·6·끝] 최고의 지원은 ‘관심’

‘어머니의 품처럼’ 고국이 품어줘야
현지서 ‘뿌리 찾기’ 등 변화 바람
우리 사회 적응하도록 손 내밀때


‘변화의 바람이 그대들에게 와 닿았네 /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할지라도 / 긴 세월 기다려온, 빛나는 순간이 다다랐으니 / 쓰러져도 희망을 붙잡았던 그대여 / 밤마다 그대는 눈을 감지 못하니 / 눈앞으로 다가온 만남에 취하네 / 쓰디쓴, 순결한 눈물이여 / 멀고도 가까운 한국이여’ <시 ‘멀고도 가까운 한국’ (장태호 씀)>

사할린 한인들의 귀환은 현재 진행형이다. 고국으로 돌아온 한인들은 여전히 ‘이방인’으로 지내고 있고, 사할린에 남아있는 한인들은 아픈 역사와 고국을 잊은 채 ‘검은 머리 러시아인’이 되고 있다.



한국과 사할린 어디에도 완전히 발을 딛지 못한 이들은 ‘섬’이 된 채 표류하고 있다. 광복의 빛은 70년이 되도록 이 섬에 채 들지 못했다.

그러나 귀환 25년째를 맞은 지금, 변화의 바람도 조금씩 불고 있다. 사할린 한인들은 한국 이웃들과 더불어 지내기 위해 먼저 팔을 걷어붙였고, 사할린에서 태어나 고국의 말과 문화를 모르는 젊은 한인들도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뿌리 찾기에 관심을 보이는 추세다.

고국 생활 10개월 차를 맞은 양주 율정마을7단지 사할린 한인들은 매달 마지막 금요일마다 아파트 청소에 나선다. 2세대 한인 김정희(69·여) 7단지 노인회 부회장은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웃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았으면 한다”고 했다. 지난달 사할린에서 만난 4세대 한인 인가(24·여)씨는 사물놀이에 푹 빠져있다.

사물놀이패 ‘하늘’에서 활동 중인 인가씨는 “사물놀이를 통해 그동안 잘 몰랐던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순풍이 이어져 사할린 한인들이 진정한 이웃으로 거듭나려면 한국 역시 ‘멀고도 가까운 나라’가 아닌 ‘고국’으로서 지속적인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양대 정병호 (문화인류학)교수는 “한국 정부는 1948년 정부 수립일 이전 일들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부터라도 국권상실기에 생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즈노사할린스크·인천 남동구 /김환기·정운·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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