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하류 무역삼각지대를 가다·3] 동북아 물류 중심 도시를 꿈꾸는 훈춘

中 환동해 진출 요충지 ‘밤낮없는 개발’

김종화·황준성 기자

발행일 2015-11-03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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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춘 두만강 하류 풍경
훈춘시 방천에 위치한 중국 군사 시설물 곁으로 두만강이 흐르고 있다. 중국의 군사시설물 뒤편 평야 지대는 러시아의 영토고 두만강 건너편으로는 북한의 영토다. 중국은 러시아·북한과 국경이 맞닿아 있는 훈춘지역을 동북아물류 거점 도시로 육성하려고 한다. 훈춘/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中, 1990년대 후반부터 지역 발전 큰 관심
서울 면적 8배·수량 풍부한 홍치강 ‘매력’
2009년 시진핑 주석 방문 이후 본격 추진
고속道·고속철 등 교통 인프라 확충 집중
인구유입·상권 활성화 숙제 ‘미완의 도시’


지난달 13일 중국 훈춘시내에는 관공서 청사부터 아파트, 상가 건물 등 다양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도로 곳곳에 대형 트럭들이 기자재를 싣고 바쁘게 이동 중이었고 밤낮으로 들리는 공사 소리와 하늘을 덮은 흙먼지는 훗날 도시의 성장을 짐작케 했다.

비단 도심에서만 공사가 진행중인 것은 아니었다. 도심 외곽 북한, 러시아와의 접경지역에서도 도로 확장 공사와 각종 시설물 설치 공사들이 한창이었다. 얼마나 큰 규모의 도시로 성장할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수 많은 공사가 도심 여기저기서 진행되고 있었다. 훈춘의 첫 인상은 한참 개발 중인 도시였다.

훈춘 공사 4
훈춘시내 음식백화점은 도심에 위치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입점해 있는 음식점의 숫자가 6개에 불과해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훈춘/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동북아 거점 도시 훈춘의 두얼굴

두만강 하류 중국으로서는 동쪽 끝 국경선에 있는 훈춘에 대한 관심은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당시 러시아가 북한과의 교역을 강화하는 전략을 꺼내들자 중국도 두만강 주변에 있는 거점 도시들에 대한 개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훈춘에 대한 본격적인 개발은 200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한 이후 본격화 됐다.

시진핑의 관심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다. 올해에도 2차례에 걸쳐 두만강변의 거점 도시들을 방문했고 그때마다 들른 곳이 훈춘이다.

훈춘은 한반도와 러시아 연해주 등 중러북 3개국이 유일하게 맞닿아 있는 곳일 뿐만 아니라 동해와 가장 가까워 동북아시아의 무역 삼각지대의 기점으로 키우려는 중국의 전략이 그대로 녹아있다.

장영자세관 2
러시아와 육로로 연결되어 있는 훈춘시 장영자세관.

시진핑의 관심 아래 도심 인프라뿐 아니라 산업단지 조성,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한·러시아와의 교역에 필요한 시설물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의도대로 물류 거점으로 삼기엔 겉보기에는 도시가 아직 미완성 상태다.

서울 면적에 8배에 달하는 광활한 평야지대와 도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풍부한 수량의 홍치강 등 도시 입지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지만, 인구는 불과 30만명도 채 되지 않는다.

상권이 밀집된 중심 거리에도 지나다니는 사람 숫자가 도시 규모에 비해 적었다. 5층 건물이라 할지라도 1층만 상가가 장사를 할 뿐 위층은 대부분 공실로 남아 있었다.

쇼핑몰뿐만 아니라 전통시장, 러시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특화거리인 아르바트거리 조차 제대로 상점이 입점해 있지 않아 썰렁한 모습이었다.

훈춘 공사 1
공사가 한창인 훈춘시청소년센터.

#중국이 훈춘을 교통 거점으로 육성하는 이유

그렇다고 중국 정부가 훈춘 개발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훈춘시를 성장 시키는 최우선 과제로 인구 유입과 상권 활성화보다는 교통 인프라 확충에 신경 쓰고 있었다.

중국 정부의 이런 전략은 훈춘의 교통망이 제대로 인프라만 조성 된다면 인접 국가들과 쉽게 연계될 수 있다는 장점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중국 정부는 지난 상반기에 훈춘~창춘 고속도로를 개통했고 지난달에는 고속철도를 개통해 운행하고 있다.

서울~부산거리와 비슷한 훈춘~창춘시는 고속도로와 철도 완성으로 기존 10시간에서 4시간 생활권으로 바뀌었다.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훈춘에서 한번에 베이징까지 갈 수 있다.

3면-훈춘고속철도역
지난 10월 개통한 훈춘고속철도역사.

중국 정부는 자국 내의 교통망을 훈춘과 연결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고 인접국가와의 연결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훈춘에서 러시아로 연결되는 장영자세관에 종합서비스빌딩, 화물감독관리창고와 화물전용 검사통로를 건설하고 있다. 러시아가 구소련 시절 이용하던 세관 시설을 이용하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북한과의 육로 연결 세관인 권하세관과 사토자세관도 도로 확장공사와 세관 시설물 확충을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거나 향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처럼 중국 정부가 훈춘 개발에 집중하는 건 훈춘이 중국 정부가 꿈꾸고 있는 ‘차항출해’ 전략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비록 직접 동해로 진출할 수는 없지만 훈춘과 동해안과의 거리가 9.8㎞에 불과해 협의만 이뤄진다면 러시아의 하산지역 항구를 통해 환동해권 진출이 가능하다. 특히 훈춘은 동북3성과 북한의 풍부한 자원을 자국뿐만 아니라 유럽, 한국, 일본, 더 나아가 미국을 비롯한 아메리카 대륙까지 진출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훈춘은 러시아의 유라시아열차와 연계가 가능하고 중국 대륙횡단열차의 시작점인 동시에 차항출해를 통한 환동해권의 진출로인 셈이다.

/김종화·황준성기자 jhkim@kyeongin.com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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