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하류 무역삼각지대를 가다·4] 개발 한창인 훈춘과 진출 기업들

강산 변하는 격동 도시… 미래 엿본 업체 ‘발걸음’

김종화·황준성 기자

발행일 2015-11-10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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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中정부, 1200만㎡ 국제물류단지 조성 지원
남쪽으로 북한·동쪽으로 러시아 연계 추진
포스코·현대, 지리적 이점 활용 위해 입주
생각만큼 저렴하지 않은 인건비 등 걸림돌
北 자원 운송 관문도시 ‘투먼’도 개발 심혈


“2~3년 전과 비교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지난달 14일 훈춘에서 만난 김병태(57·무역업)씨는 3년 만에 방문해 신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고속철도가 연결된다는 건 한국에 있을 때도 언론을 통해 들었지만, 도심 이곳저곳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거나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을 직접 보니 그 변화 속도에 새삼 놀랍기만 하다. 특히 훈춘국제버스터미널 주변은 쇼핑몰과 호텔, 아파트 등이 들어서며 한국의 여느 도심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변했다”며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훈춘의 발전상에 대해 거듭 감탄했다.

몇 해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던 훈춘역으로 가는 길은 현재 각종 공공기관 건물과 아파트단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훈춘시 남쪽으로는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1천200만㎡ 규모의 국제물류단지가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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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투먼과 북한 남양 간에는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철도가 놓여 있다. 투먼/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훈춘국제물류단지는 두만강을 경계로 남쪽으로는 북한의 나진과 선봉, 동쪽으로는 러시아의 하산지역과 연결돼 동북아 물류의 허브로 육성한다는 게 중국의 목표다.

특히 중국 정부는 훈춘국제물류단지에 중국 기업뿐 아니라 해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포스코와 현대가 합작법인을 만들어 진출해 있고 쌍방울을 비롯한 국내 중견 기업들도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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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현대그룹은 훈춘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포스코현대국제물류유한공사를 추진 중이다. 훈춘/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장밋빛 환상에 불과한 물류 허브의 꿈

훈춘국제물류단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을 꼽으라면 중국과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포스코현대국제물류유한공사다.

포스코현대국제물류유한공사는 포스코그룹과 현대그룹이 참여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3기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포스코현대국제물류유한공사의 물류단지 조성 사업은 이미 지난 3월 본사 건물 1동과 물류창고의 완공으로 1기 사업이 완료됐다.

2기와 3기 사업을 통해서는 물류창고 추가 공사와 컨테이너 야적장, 집배송 시설, 중국·러시아 철도와 연결하는 철도 환적기지를 갖추게 된다.

지난달 14일 기자들이 방문했을 당시 물류창고에는 옥수수 800t이 보관돼 있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인 포스코와 현대가 훈춘시에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건 훈춘이 가지고 있는 이점 때문이다.

훈춘국제물류단지를 조성하며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주요 도시들과의 연결을 위해 도로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것뿐 아니라 국경선을 접하고 있는 러시아, 북한과 연결되는 도로도 새로 건설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 북한을 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장영자세관과 권하세관까지 거리는 1시간도 채 안 걸린다.

이런 적극적인 중국 정부의 자세에 포스코와 현대 외에도 쌍방울을 비롯한 중견 기업들이 훈춘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그렇다고 훈춘국제물류단지가 당장 무언가 수익을 내는 시스템을 모두 갖춘 건 아니다.

우선 중국인들의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어 저렴한 북한 노동자들을 활용해야 하지만 중국과 북한 정부 간에 관련 협정이 체결되어 있지 않아 훈춘에서는 북한 노동자를 활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 훈춘국제물류단지에서 모인 물자를 하산을 거쳐 동해로 나갈 수 있게 해야 하지만 러시아 세관의 통관 절차가 까다로운 점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이다.

이와 함께 물류 이동비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할 한반도 종단 철도와 시베리아 횡단 철도 또는 중국 대륙철도의 연결 문제 등도 해결되어야 할 과제다.

포스코현대국제물류유한공사 관계자는 “기업이 와서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훈춘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인 이점 외에도 저렴한 노동력의 공급이 필요하다”며 “포스코현대국제물류유한공사처럼 훈춘에 진출한 다른 기업들도 저렴하지 않은 중국내 인건비 상황에 놀라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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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관문인 훈춘 권하세관이 북한 물동량의 증가로 매일 많은 차량이 지나고 있다. 훈춘/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

#훈춘 개발을 위해 필요한 도시 투먼

훈춘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도시다. 훈춘에는 북한과 교역할 수 있는 2개의 세관이 있다. 바로 권하세관과 사토자세관이다. 이들 2곳의 세관은 북한과 육로로 연결되어 있다.

중국 정부는 북한의 풍부한 천연자원들이 훈춘국제물류단지로 빠르게 운송될 수 있도록 권하세관에 새로 도로를 내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안정적으로 많은 양의 물류가 훈춘국제물류단지로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는 철도를 이용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훈춘의 철도망은 중국 내륙 도시, 그리고 러시아 하산지역과만 연결되어 있다. 이로 인해 북한의 자원이 철도를 이용해 훈춘으로 유입되기 위해서는 70㎞ 떨어져 있는 투먼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투먼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남양과 맞닿아 있다. 투먼에 연결되어 있는 북한 철도는 남양을 지나 항만시설이 갖춰져 있는 청진으로 연결된다.

중국 정부도 투먼이 가지고 있는 여러 이점을 살리기 위해 최근 수해로 망가진 투먼과 남양을 잇는 교각을 수리하고 있다. 투먼 세관 관계자는 “투먼 철도로는 북한 열차가 4~5일에 한번 꼴로 부정기적으로 오간다”며 “국경선의 치안은 안정되어 있지만 물류 교류는 생각만큼 아직 빈번하지 않다”고 전했다.

훈춘·투먼/김종화·황준성기자 jhkim@kyeongin.com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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