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하류 무역삼각지대를 가다·6] 교류 활성화 위해 복원돼야 할 ‘경원선’

물류혁신 꿈 싣고 ‘철마는 달려야 한다’

김종화·황준성 기자

발행일 2015-11-24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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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이 안보관광열차로 운영 중인 DMZ 트레인이 신탄리역으로 들어 오고 있다.

경원선, 유라시아 대륙횡단열차 연결 등 동북아 국가간 화두’
복원땐 中·러·유럽까지 교역 물꼬 ‘남북 경제 활성화 디딤돌’
北 소극적 자세 걸림돌… 낙후된 철도시설 보수도 산넘어 산’

지난 21일 오후 최북단역인 백마고지역에서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쓰인 철도종단점 표지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최선철(51)씨는 “일상에서는 우리가 분단국가라는 것을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곳에 와 보니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음을 느끼며 더 이상 달리지 못하는 철마처럼 더 이상 북녘으로 갈 수 없음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백마고지역 역사 안에는 최씨처럼 분단에 대한 아쉬움을 글로 남긴 엽서가 벽면 가득히 붙어 있었다. 분단 전 서울과 원산을 잇는 경원선의 작은 역이었던 백마고지역은 더 이상 북으로 갈 수 없는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역으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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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선 월정리역에 있는 폭격 맞은 증기기관차.

#물류와 인적 교류 단절의 상징 경원선

분단 전 남과 북을 이어주던 중심 철도는 경원선과 경의선이었다. 선로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경원선은 서울과 원산을, 경의선은 서울과 의주를 이어주는 철도다.

일제시대때 만들어진 경원선과 경의선은 호남선, 경부선과 함께 한반도를 서울을 중심으로 X자로 연결하는 중심 교통수단이었다. 경원선은 현재 DMZ를 경계로 단절되어 있지만 최근 유라시아 대륙횡단열차와의 연결문제가 부상하며 동북아 국가간 화두가 되고 있다.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는 경원선이 유라시아 대륙횡단열차와 연결될 경우 유라시아 대륙과 동남아시아 그리고 동북아 지역과의 물류 교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필요성이 대두되며, 그리고 남북 정부간의 화해 분위기가 연출되며 경원선 복원작업도 남북 정부 간의 화두로 거론되기도 했다.

특히 한국 정부는 한반도 화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경원선 복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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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원선 복원사업은 신탄리와 백마고지역 연결사업을 마치고, 월정리역까지 잇는 9.3㎞ 구간에 대한 단선철도 복원 작업을 진행 중이다.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월정리역~군사분계선 2.4㎞ 구간은 남북간 합의를 통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전제로 군사분계선에서 북한 평강(14.8㎞)까지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분단 이전 223.7㎞의 경원선 가운데 현재 남한에서는 용산~철원 백마고지까지 94.4㎞만 철도가 운영되고 있고, 북한에서는 평강~원산 104㎞ 구간만 실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양국 모두 경원선을 남과 북의 경제를 잇는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경원선은 북한 함경도에 있는 풍부한 자원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주요 교통수단일뿐만 아니라, 한국은 선박보다 물류비가 10분의 1 수준으로 적게 드는 열차를 통해 러시아, 중국, 몽골을 넘어 유럽까지 수출을 전개할 수 있다.

또한, 경원선이 재개통되면 한반도를 시작으로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모두 연결돼 전 세계와의 교역·물류·에너지의 길이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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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선 개통 당시 사용되던 증기기관차 급수탑.

#경원선 복원이 가져올 효과와 과제

경원선의 복원은 동북아 끝에 위치한 한국과 유라시아대륙의 국가를 잇는 교통 수단을 확보하게 됨을 말한다. 경원선과 TSR이 연결될 경우 한국은 유라시아 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여기에다 유라시아 국가들로 하여금 북한에 대한 개방을 유도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을 완화해 통일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러시아 역시 경원선 복원으로 자국의 자원이 한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국가에 수출되는 활로를 확보하게 된다. 이런 효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러시아는 낙후된 하산~나진 철도를 직접 개보수했다. 러시아는 올해 9월 말까지 나진을 통해 석탄 88만7천여t을 수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배 늘어난 수치다. 러시아 정부는 경원선이 복원돼 TSR과 연결될 경우 더 큰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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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북단역인 백마고지역에는 통일을 염원하는 글이 적힌 엽서가 역사 가득히 붙어 있다.

나진경제특구를 만들어 수입 창출을 꿈꾸고 있는 북한도 마찬가지다.

하산~나진 철도에 경원선이 연결될 경우 선로를 이용하는 물류의 이동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중국의 동해 진출 전략이 접해질 경우 경원선은 TSR에 연결되는데 머물지 않고 훈춘을 통해 중국을 비롯한 몽골지역으로까지 물류 교류가 가능하게 된다.

다만 북한은 한국과의 정치적, 사상적 문제로 경원선 연결에 아직 소극적이다. 북한의 소극적인 자세가 변한다 해도 해결해야 할 큰 과제는 있다.

바로 북한의 낙후된 철도 보수 문제다. 한국은 열차가 시속 100㎞대를 유지할 수 있는 철도지만 북한은 시속 30㎞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원선의 북한 구간인 평강~원산의 104㎞ 구간을 보수하기 위해서는 수십조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원산과 나진을 잇는 철도는 새로 건설해야 한다.

대북관련 경제단체 관계자는 “경원선 복원문제는 한국과 북한 양국간의 문제가 아닌 러시아를 비롯한 TSR과 연결되는 모든 국가들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며 “비록 비용적인 부담은 많지만 이해 당사국간의 협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북한 열차 선로개선 문제에 대한 해답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화·황준성기자 jhkim@kyeongin.com

※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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