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영 칼럼] 자녀의 미래비전 먼저 찾아야

오대영

발행일 2015-12-0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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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목표를 세우지 못하면 평생 방황
명문대 선호 과감히 떨쳐내고
자녀와 함께 꿈 설계하는게 우선
수능성적 안 좋더라도
따뜻하게 감싸주고 격려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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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내일 발표된다. 매년 겪는 일이지만, 많은 가정에서 희비가 엇갈릴 것이다.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특히 ‘대학 간판’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한국적 상황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에 못 간다고 해서, 혹은 세칭 명문대에 가지 못한다고 해서 낙담할 이유는 전혀 없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면서 지금의 청년 세대가 살아갈 세상은 누구도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변화 속에서 이미 대학간판의 위력은 예전보다 약해졌다. 명문대를 졸업하고도, 50대 초반에 기업에서 은퇴해서 놀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20년 내에 다가올 변화는 더 엄청나다. 인류는 18세기의 1차 산업혁명, 20세기 초의 2차 산업혁명을 거쳐 1970년대에 등장한 전자기술과 IT기술의 3차 산업혁명기를 살고 있다. 그리고 2020년에는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와 제조업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기가 도래한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새로운 융합 산업과 서비스 산업을 창출하는 ‘인터넷 융합경제(IConomy)’이다. 제조업과 사물인터넷이 결합해서 공장 생산시설들을 지능화, 네트워크화한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이 주축이 되는 4.0 산업(industry 4.0) 시대가 열린다. 그러면 산업기기와 생산과정이 모두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자동화와 디지털화가 가능해진다. 이미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로봇산업 등은 신성장 산업으로 부상했다.

기술 발전은 항상 산업과 직업 구조의 변화를 가져왔다. 4차 산업혁명기의 특징은 ‘소멸과 창조’인 것 같다. 디지털화, 융합이 가능한 직업은 모두 자동화된다. 미국에서는 현재 직업 가운데 50% 이상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2모작, 3모작 인생 시대가 열렸지만, 지금의 청년세대는 더 많은 ‘모작 인생’을 살아야 한다.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에서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핵심 분야의 필수인력을 제외하고는 비정규직이 증가한다. 그래서 고용 불안정성, 소비 위축, 내수시장 축소 등이 우려되고 있다. 괴로운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4.0 산업시대에는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지고, 전에 없는 다양한 직업이 생기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도 많이 생긴다. 3차 산업혁명기에 구글, 아마존 등 인터넷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사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혁명적인 변화의 시기에는 새로운 인재를 요구한다. 이를 먼저 준비하는 사람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미래시대에는 무엇보다 자신만의 기술과 창의성, 그리고 미래비전이 중요할 것 같다. 특히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4.0산업혁명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국, 일본은 작년부터 초·중·고에서 소프트웨어 코딩교육을 시작했고, 우리도 2018년도부터 초·중·고에서 실시한다. 기술에 힘을 실어주는 것은 창의적 사고능력이다. 창의력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며, ICT가 창출하는 창의경제의 기본이다. 창의성 발달을 위해서는 활발한 토론문화, 다양성, 풍부한 상상력, 지적 호기심,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자유 등 여러 문화적 기반이 필요하다. 특히 실패할 수 있는 자유는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자유롭게 도전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수능 성적이 나쁘더라도, 따뜻하게 감싸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능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자녀들이 평생의 미래비전을 갖도록 하는 일이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미래비전이 없다면 변화에 휘말려 평생 방황하게 된다. 명문대 졸업을 앞두고도 꿈을 찾지 못해서 방황하는 대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엄청난 개인적, 사회적 낭비다.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명문대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자녀의 미래비전을 먼저 찾아야 한다. 대학 간판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서, 자녀와 함께 미래비전을 찾고, 실현할 방법을 고민하면서 대입을 준비하는 부모가 현명한 세상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오대영 가천대 언론영상광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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