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세계 금융시장의 대격변 예고

안희욱

발행일 2015-12-17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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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세계 경제환경속에서
계획대로 금리조정하긴 불가능
미국영향 크게 받는 우리로선
철저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시장 요동친다 해도
기초경제력만 키우면 극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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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재닛 옐렌(Yellen) 의장을 비롯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중앙은행)의 주요 인사들이 정책금리 인상을 예고한 이래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와 그 영향을 놓고 많은 논쟁이 있었다. 오늘 새벽에 발표된 미국 중앙은행의 결정에 따라 이제 논쟁은 마무리되고 세계 경제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아니, 세계 금융시장은 진작부터 격변에 휩싸여 있었다.

먼저 환율이다. 세계 중심국가인 미국의 금리가 조정되면 다른 나라의 환율은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다. 엄밀히 말해서 금리조정이 예상되는 순간부터 영향을 받는다. 사실 일부 국가의 환율은 작년부터 요동치기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경기가 호전되지만 이들 나라는 오히려 하향세를 보이고 있기에 이들 간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이는 환율로 나타나게 된다. 그러다가 임계치를 넘게 되면 그 나라는 국가부도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지금 잘 나가는 국가들도 안심할 수 없다. 행여 한 순간만이라도 삐끗하면 바로 나락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클럽인 OECD에 가입하자마자 IMF사태가 발생하였던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도대체 지구상 어느 한 나라도 마음 놓을 수 없는, 이런 세계적인 어려움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미국이 금리 조정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자국의 경기 호전이 중요 요인이겠지만, 미국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 달러화는 전 세계의 기축통화로서 양적으로 풍부해야 하지만 질적으로도 일정한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로 풀려나간 엄청난 달러를 그대로 둘 경우 그 가치의 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더구나 지난달 말 IMF이사회가 중국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구성통화에 편입하기로 결정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바야흐로 중국 위안화가 기축통화 자리를 두고 미 달러화와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였기에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졌다. 미국으로서는 불가피하게 금리를 조정해야만 하고, 이러한 양상은 새로운 균형점을 찾을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다음으로, 이제 세계의 이목은 금리조정 속도에 집중될 것이다. 즉 미국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어느 수준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국은 금리인상을 시작하면 연속적으로 올렸으며 그 속도도 대단하였다. 예를 들어, 2004년 6월 미국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여 25개월 동안 무려 17번이나 올렸다. 금리가 2년 여 만에 1%에서 5.25%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를 만나면서 그 금리는 0%로 급전직하하였다.)

그동안 옐렌 의장은 금리를 올리더라도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임을 수차 강조하였지만 세계 금융시장에서 그 말을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말한 대로 실천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하기에 세계 금융시장, 특히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로서는 철저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우선 외국자본의 유출이 걱정된다. 지난 3개월 동안 미국의 금리 조정이 임박하였다는 예상만으로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10조원 이상 유출되었다는 사실은 예삿일로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의 추세를 예의주시하면서 방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환율 변동이나, 외국자본 유출이나, 그것이 우리에게 발생할 문제라면, 그 문제의 근본원인은 바로 우리에게 있다. 아무리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친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기초 경제체력(fundamentals)이 튼튼하다면 큰 어려움 없이 이겨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단군 이래 위기는 언제나 내부에서 왔다.

/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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