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성규 칼럼] 통일 후 북한 토지 사유화 방안은?

소성규

발행일 2015-12-22 제12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농지, 합유지분 형식으로 출자
공동사업 목적 조합 설립
주택, 국가·공공기관 소유는
거주자에 임대후 사유화 가능
보전·비축용 토지는 국공유하되
필요할때 개발권 민간에게 부여


2015121701001274000066181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이 핵폭풍처럼 다가와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그리고 연구기관들이 서로 다투어 통일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노래가사처럼 하루빨리 통일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통일은 바람처럼 갑자기 자고나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사실, 고대부터 근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전쟁에서 승리한 국가나 패배한 국가에서 실시한 최초의 조치가 토지의 몰수 및 재분배였다. 19세기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에서 실시한 최초의 사업도 토지조사 사업이다. 그리고 20세기 중반 서양 열강으로부터 독립을 얻어낸 제3세계 국가들이 최초로 추진한 것 역시 토지제도 개혁이다. 따라서 통일이 되면 최우선적 선결과제가 북한 주민들의 토지문제일 것이다.

그동안의 논의를 살펴보면, 초기에는 월남자들의 소유권 회복의 관점에서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이후에는 통일된 이후 북한지역의 신속한 경제회복의 관점에서 북한의 국유재산을 어떻게 사유화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정책적 논의로 발전해 가고 있다.

국유재산의 사유화는 국유재산이 국유화된 원인을 기준으로 공산주의 국가 성립초기에 불법적으로 몰수된 국유재산의 원소유자에 대한 반환 또는 보상의 문제(재사유화)와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인 국유재산을 국민들에게 분배 등의 방식으로 사유화하는 문제(협의의 사유화)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자의 경우 광의의 불법청산의 문제로 분류되기도 하며, 후자의 문제는 체제전환 지원법제의 문제의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재사유화 방안과 관련해서는 원물반환, 보상, 재국유화, 공공임대제, 보상을 전제로 한 재국유화 정책 등 다양한 견해가 있다.

통일의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통일 후 북한 토지를 사유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 토지에 대한 현황조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은 현재 접근 불능지역이기 때문에 부산 국가기록원에서 잠자고 있는 북한 지적원도를 디지털화하고, 공간정보인 위성영상을 중첩하여 국공유지와 사유지를 구분한 후 토지 사유화 계획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통일 후 북한 토지에 대하여 즉각적으로 사유화 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농지·주택지·산업용·상업용 토지는 즉시 사유화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방식은 각각 다를 수 있다. 특히 농지는 효율적인 생산을 위하여 합유지분의 형식으로 농지를 출자하여 공동사업 경영을 목적으로 하는 공동소유 형태인 합유적 조합을 설립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주택의 경우 개인이 모은 재산으로 지은 것은 즉시 사유화하되, 국가나 공공기관이 지은 주택은 현재 거주자에게 임대하고 이들이 매수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사유화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행정재산·재정재산이나 보전용·비축용 토지 그리고 산지는 국공유로 하되, 국토종합계획에 따라 필요한 때에는 이용권이나 개발권을 민간에게 부여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즉시 사유화 방안과는 별개로 단계별 사유화 방안도 있을 것이다.

사실 통일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장래의 사실이기 때문에 통일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미리 정확히 예측하여 대비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북한과 유사한 사회주의 국가체제에서 통일 후 체제전환을 한 독일과 베트남 그리고 자본주의 경제제도를 접목시킨 러시아와 중국의 토지 사유화 방안을 반면교사로 삼아 그 위험성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독일은 신탁법과 신탁청이라는 기관을 통해 이러한 작업을 수행했다. 신탁청은 매우 포괄적이고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짧은 시간내에 8천여개의 기업과 4만개의 작업장을 사유화하는 작업을 수행한 한 바 있다.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우리 동포, 우리 형제자매인 북한주민의 생활안정과 북한경제의 조속한 재건을 통한 북한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바로 그런 통일이다.

/소성규 대진대 법무행정대학 원장

소성규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