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사람·35·끝] 청라국제도서관

공간의 경계 허물어뜨린 소통의 설계

김영준 기자

발행일 2015-12-22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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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사람 청라국제도서관14

저층부 비워 막힐수 있는 공원 시각적 연장
평상·테라스·계단 등 다양한 독서공간 연출
층층이 쌓인판·책장 모티브 파사드기법 눈길

하늘창에 일체형태양광시스템 직사광 차단
그림자로 시간 흐름 알수있게한 배려 ‘독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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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항상 새로운 건축기술과 도시계획 기술에 눈을 돌려야만 주민이 요구하는 주거 방법과 생활 양식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건축가는 건축물의 이용자가 그 자신의 사회와 함께 움직이고, 사회를 형성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 요나 프리드만(헝가리 태생의 프랑스 건축가)

해마다 선진 건축문화를 유도하고 아름다운 도시경관에 기여한 건축물의 설계자와 건축주를 시상하는 인천시는 지난 10월 올해 인천광역시 건축상 대상작으로 ‘청라국제도서관’을 선정했다.

건축상 심사위원들은 선정 이유로 “계단형, 평상, 테라스, 윈도 열람실 등 다양한 책 읽기 공간을 연출하고 책 읽는 모습과 책장을 모티브로 파사드를 계획하는 등 건축기법이 우수했다”고 평가했다.

‘공간과 사람’은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청라국제도서관을 찾았다. 현장 답사 후 설계를 맡았던 디자인그룹오즈 건축사사무소의 최재원 소장(건축사)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도서관의 대지는 청라국제도시와 주변지역, 공원과 도시, 상업지역과 주거지역, 고층 주거지역과 저층 주거지역의 다른 성격의 영역이 만나는 경계 지점에 있다. 건축물의 입면은 도심, 공원, 주택지역 등 모든 방향에서 정면이 되며, 옥상은 마천루에서 조망되는 제5의 입면이자 공원의 일부였다. 이처럼 도서관은 경계의 조건들을 포용하고 확장시키고 있었다.

최 소장은 “인접된 저층 주거단지의 스케일에 맞춰 저층의 수평적인 매스로 도서관을 구성했고, 공원과 도서관이 소통할 수 있도록 저층부를 많이 비워냈다”면서 “새로운 구조물을 만나 막힐 수 있었던 공원을 시각적으로 연장 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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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들어서면 어린이를 위한 외부 놀이공간과 연결된 도서공간, 문화교실 등 다목적 공간과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는 열람 공간 등 옥상공원까지 이어지는 층층의 판들은 시각적으로 연결돼 있다.

최 소장은 “도서관의 성격을 지식의 전달과 함께 커뮤니티 공간에 방점을 두고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을 만들려고 했다”면서 “층층이 쌓인 판들은 시각적 연결과 함께 소통의 여지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다양한 방식으로 책 읽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했다.

“도서관은 이용자들에게 거실과 같은 안락한 공간이어야 하고, 편안한 ‘책읽기’는 그 핵심이랄 수 있습니다. 이를 반영해 기존의 책상 이외에 다양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이 고려된 열람공간을 제안했습니다. 순환하는 열람공간을 따라 배치된 2인, 4인용 책상 사이사이에 다양한 방식의 열람공간을 삽입했습니다. 공원 전망의 쇼윈도 같은 독서공간, 외부 테라스, 편안하게 앉는 평상, 토론이 가능한 세미나형 독서공간 등 다양한 ‘책읽기’를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중앙의 계단형 공간은 계단에 앉을 수 있는 열람실이며 정기간행물실로 활용되고, 이어지는 어린이 도서관의 계단형 공간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드러눕거나 엎드려서 책을 읽는 모습을 상상했습니다.”

공공 건축물에 신재생 에너지 사용이 의무화 되면서 이 부분을 건축과 어떻게 조화시키는가도 설계자로서 고민이었단다.

“다 만들어진 건물에 태양광 패널을 덧붙이기 보다는 신재생 에너지 시스템을 도서관 공간의 일부로 만들고, 그에 따른 특성을 부여하기 위해 천창에 BIPV(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시스템)를 이용했습니다. 입자가 작은 세련된 디자인의 BIPV 보다는 오히려 입자가 큰 저렴한 BIPV를 사용해 전체 아트리움 공간에 직사광선을 차단하면서도 특징적인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도록 했죠. 그림자의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도 알 수 있습니다. 옥상에 설치된 나머지 태양광 패널은 코아공간과 일체화 시키면서 햇빛과 비를 차단할 수 있는 휴게공간의 지붕으로 활용했습니다.”

청라국제도서관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10% 가량을 보전하고 있다.

최 소장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보람이 크다고 했다. 또한 청라국제도서관이 동네 사랑방과 같이 여럿이 모여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처음 대지를 방문했던 2012년이 엊그제 같은데 주민들이 실제로 도서관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빠듯한 예산, 촉박한 일정, 다양한 협의 과정 등으로 설계 과정에서 어렵고 힘든 과정이 있었지만, 주민들이 찾고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 보람이 큽니다. 도서관은 동네에서 다양한 연령의 가족이 편안하게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공간 중 하나라 생각됩니다. 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잘 운영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재원 소장은

최재원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주)종합건축사사무소 범건축을 거쳐 2007년부터 (주)디자인그룹오즈 건축사사무소를 공동운영하고 있으며, 가천대학교 겸임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2012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우수상, 2013 대한민국 신인건축사대상 대상, 2013 한국농촌건축대전 대상 등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풍기읍사무소, 동교동 근린생활시설, 청라국제도서관, 은평구립 구산동 도서관마을, 영주 장애인복지관 및 체육관 등이 있다. 

 


■건축 개요

위치 : 인천광역시 서구 연희동 786-6(문화공원1)
용도지역 : 자연녹지지역, 제1종지구단위계획 구역
규모 : 지하 1층, 지상 3층
대지면적 : 2만3천509.20㎡
건축면적 : 1천28.87㎡
연면적 : 2천93.94㎡
구조 : 철근콘크리트(부분 포스트텐션)
외부마감 : 라임스톤, 폴리카보네이트, 아연도장강판패널

/글=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 · 사진=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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