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신년특집

[신년 인터뷰] ‘교육의 자주성’ 강조한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행정업무 줄여 수업 중심으로… 학교문화 ‘혁신’ 힘쓸것
이청연 인천시교육감3
이청연 인천시 교육감이 2016년 신년 인터뷰에서 “‘수업 중심의 학교 문화’를 만드는 일에 주력하겠다”라고 밝히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제공

◈주요 현안 사항 입장은
누리과정 유치원 한정 지원 확고
중1 무상급식 예산삭감 대책 강구
러닝메이트제 ‘중립성’ 침해 반대

◈올해 역점 추진 사업은
학생자치 활성화로 수평적 리더십
자유학기, 해양·항공 등 연계 확대
지역별 진로체험지원센터 구성도


“‘수업 중심의 학교 문화’를 만드는 일에 주력하겠습니다.”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은 신년 인터뷰에서 “학교문화 혁신에 중점을 두겠다. 새해에는 일선 학교들의 행정 업무 부담을 덜어내는 데 힘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운영 예산에 대해선 “유치원·어린이집 예산을 모두 교육청이 부담하는 것은 행정적으로 옳지 않으며, 현재 인천교육 재정 여건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청연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시교육청은 최근 시의회가 책정한 누리과정 예산에 대해 재의 요구를 했다. 누리과정 예산에 대한 입장은.

“무상보육은 중앙정부가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고, 중앙정부에서 책임져야 할 문제다. 교육청 재정 상황으로는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모두 감당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행정적으로 교육청이 맡고 있는 유치원 누리과정 1년 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유치원 예산 6개월분을 삭감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6개월 치 예산을 편성했다. 이는 지방의회가 예산 심사권을 넘어 편성권까지 행사한 것이기 때문에 옳지 않다. 또한 이런 예산 편성으로 6개월 뒤에 또다시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년 이런 비생산적인 일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시·도 교육감들이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지만, 정부에서는 고발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교육자치를 책임져야 하는 교육감의 영역을 넘어서는 (시의회의) 예산 증액과 신설에 대해서는 동의를 표할 수 없다. 교육청은 유치원에 한정해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 시의회에서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 관련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 대책은 무엇인가.

“올해 중학교 1학년 무상급식 예산의 절반인 95억원을 편성했지만, 의회에서 전액 삭감했다. 교육청은 시·군·구의 재정 여건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일단 올해에는 중1 급식비의 절반을 부담하면서 점진적 단계를 밟아간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예산이 삭감돼 기회가 전부 사라졌다. 중학교 무상급식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진행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재정적인 문제 때문에 부담이 되지만 교육청과 인천시, 그리고 각 군·구가 아이들의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을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 중1 무상급식 등 주요 교육 현안을 놓고 인천시와 교육청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 폐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주민직선 교육자치가 좋은 성과를 내며 ‘정착기’에 접어든 시점에서 제도를 바꿔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최근 정부에서는 교육감 직선제 대신 광역자치단체장·교육감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면 정당 소속 시장 후보가 교육감 후보와 동반 출마하거나 시장이 교육감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이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교육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행위다. 일각에서는 교육감 선거가 진보와 보수 간 갈등을 일으킨다고도 지적하는데, 정당 소속 시장 선거와 연계되면 정치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교육감 선거는 적어도 지역주의와 정당 공천 불협화음 등의 문제로부터 자유롭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현 정부와 코드가 일치하는 교육감이 소수만 당선된 위기감이 표출된 것이라는 일부의 지적이 있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정부가 교육을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 올해 역점 추진 사업은.

“취임 후 지난 1년 반 동안 교육청 내부의 사업과 조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부터는 학교 문화 혁신에 중점을 둘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민주적인 학교 문화를 서서히 정착해 나가겠다. 학생 자치 활동을 활성화하고, 학년과 교과 협의회가 학교 운영의 중심이 되면서 학교장이 이를 이끌어 나가는 수평적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하겠다. 특히 교사가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그동안 교육부와 교육청이 사업을 기획하면 학교는 하급기관처럼 수행해왔다. 이 때문에 학교의 자발성이 사라지고 수업보다는 행정 업무 중심으로 운영된 경향이 있다. 앞으로는 교육청의 각종 정책 사업을 경량화하고, 학교의 행정 업무를 덜어내 수업 중심의 학교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일주일에 하루를 출장이나 공문 없는 날로 지정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 올해부터 자유학기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운영 방향은?

“학생들의 진로 체험처를 발굴하기 위해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인천시와 공동으로 ‘진로직업체험개발단’을 구성해 인천의 해양·항공·산업·문화예술 분야를 자유학기제 교육과 연계하겠다. 지역별로 진로체험지원센터도 구성할 예정이다. 자유학기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도의 취지에 대한 학부모의 공감이 절실하다. 시험을 안 보고 체험 활동만 많이 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은 기우다. 이제 학력은 교과 지식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발휘되는 역량으로 바뀌고 있다. 교육부도 비판적·창의적 사고력, 의사소통 능력, 협업 능력, 예술적 감각, 자기 관리 능력 등을 핵심 역량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내면과 미래를 탐색하는 소중한 시간을 갖는 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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