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응답하라 2016

안희욱

발행일 2016-01-1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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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조정 등 비용절감 통한 개선
근본적 대책 아님을 인정하고
기술혁신·차별화 된 제품개발 등
새로운 시도 노력 필요한 시점
'無에서 有' 창조해낸 우리이기에
'新 3저'는 다시없는 호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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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최근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40~50대가 좋아하고 있는데, 아마도 추억 속에 남아 있는 골목과 마지막 안식처인 가족을 따뜻하게 그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어쩌면 시대적 배경에 숨어있는 지도 모른다. 즉 1988년은 단군 이래 최대 활황이었던 3저 호황기(1986~1988)의 정점이었다. 당시는 유가, 금리, 환율 등 우리 경제의 핵심여건이 동시에 약세를 보이는 등 우호적으로 작용했고, 그 덕분에 경제성장률이 12%에 달하는가 하면 주가상승률은 70%를 넘나드는 그야말로 모두가 행복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지금 우리 경제여건이 그때 3저 호황기와 매우 닮아 보인다. 재작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유가는 배럴당 30달러를 밑돌고 있으니 저유가라 할 만하고, 금리는 1년만기 예금 이자가 1%대에 머무는 사상 최저수준이다. 환율도 5년만에 1천200원을 돌파하였으니 가히 '新3저시대'라고 할 만하다. 이렇게 경제여건이 양호한 데도 호경기는커녕 모두들 올해 경제를 걱정하고 있다. 전망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작년(2.7%)과 비슷하거나 조금 개선될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너도나도 예상보다 더 어려워질지 모른다고 하방리스크를 강조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올해 경제를 암울하게 보는 것일까?

먼저 중국으로 대표되는 신흥시장국들과의 경쟁이 격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많은 신흥국들이 우리의 발전모델, 즉 수출을 전제로 중화학공업을 집중 육성하는 정책을 따라하게 되면서 세계시장에서 이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인건비 등 원가경쟁에서 밀리는 우리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도 쉽지 않다. 두 번째 요인인 신흥시장국의 경기 부진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이들 국가에 설립한 공장이나 현지업체에 소재·부품, 반제품 등을 공급하면서 틈새이익을 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이들 국가가 웬만한 제품을 스스로 생산해내게 되었고, 작년부터 경기마저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우리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금년에 7% 아래로 주저앉을 것으로 보여 심각한 상황이 예상된다.

세 번째는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의 하락이다. 에너지가격 하락은 비용절감으로 직결되는 등 유리한 점이 있으나, 최근에는 산유국들의 경제 악화를 초래하여 우리 수출과 건설수주가 줄어드는 단점이 부각되고 있다. 나아가 에너지산업과 연관된 해운·조선업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는데, 물류와 철강업이 강한 인천 경제에는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의 마음이다. 지난달 국제신용평가기관이 우리에게 사상 최고등급을 부여할 정도로 잘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신감을 잃고 있다. 오랜 경기부진 속에서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생각이 움츠러들게 된 것이다. 이런 위축된 마음으로는 제대로 된 투자나 소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2016년 새해에는 생각을 조금 바꾸어 보자. 과거와 같이 인력조정 등 비용절감을 통한 실적 개선은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하자. 그리고 성공하는 기업이 하나같이 그랬던 것처럼 기술혁신, 차별화된 제품 개발, 제조공정의 선진화 등 새로운 노력을 하는 것이다. 사실 많은 기업들이 홀로 경기호조를 누리고 있는 미국 등 새로운 시장을 뚫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낸 우리이기에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행히 금년에는 신3저라는 다시없는 호조건이 작동하고 있지 않은가. 미래를 준비하는 과감한 기업가 정신이 발휘된다면 2016년은 대한민국 재도약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안희욱 한국은행 인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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