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한류열풍과 경기도 음식문화

김재수

발행일 2016-01-21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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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과 남미·유럽·중동
아프리카까지 파고드는 '한류'
가요·드라마·영화를 넘어
우리나라 문화를 집대성한
'한국음식'으로 이어지도록
경기도가 앞장서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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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최근 중국의 유명 맥주회사가 한국 배우를 위해 전세기를 보냈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베이징에서 열리는 프로모션 행사에 한류스타 이민호를 초청하고 싶은데 한국 스케줄 때문에 참석이 어려워지자 전세기를 제공한 것이다. 전세기 운용과 부대비용에 10억원 이상이 들었다고 한다. 중국정부가 한국 드라마 방영을 제재하는 등 과거에 비해 한류 열풍이 식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한류가 건재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K-Pop'이라 불리는 한국 가요의 인기도 뜨겁다. 한국 가수들의 해외 공연이 늘어나면서 가수들의 연 평균 수입이 최근 4년 사이에 107%나 뛰었다.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활동 무대가 넓어진 덕분이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해외문화홍보원, 한국관광공사, 한국콘텐츠진흥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식재단 등 9개 기관이 '우수문화상품 등 개발 및 해외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영화, 음악, 애니메이션, 게임, 디자인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 수출을 위해 유관기관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전통문화를 비롯해 공예, 한복, 한식 등 다양한 우리 문화상품의 해외 진출을 위해 적극 협력키로 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약 200개에 달하는 aT와 재외 한국문화원, 한국관광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해외조직망을 거점으로 활용한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K-콘텐츠의 핵심요소 중 하나가 '한국 식품'이다. 필자는 '한류 열풍의 종착점은 한국 식품'이라고 주장한다. 2005년 미국에서 농무관으로 재직할 당시, 각국 외교관을 초청해 한국음식 시식회를 개최했다. 많은 참석자가 한국 음식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면서 조리법을 문의했다. 한국 음식의 다양성, 건강성, 기능성을 외교관들에게 자랑하고 설명하면서 '음식 한류'의 가능성을 확신했다.

최근 한국 드라마, 가요의 인기를 타고 한국식품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높아졌다. 이제는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식문화를 널리 퍼뜨려야 한다. 현지인들 앞에서 요리사가 단순히 한국요리 시연을 보여주는 수준으로는 안 된다. 한옥 분위기가 풍기는 식당, 어울리는 전통 음악, 한식의 멋을 최상급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식기까지 패키지로 해외시장에 진출해야 진정한 '한식세계화'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음식뿐만이 아니라 '식문화'를 수출해야 다른 나라가 모방할 수 없는 한식세계화를 추진할 수 있다. 3년 전부터 시작한 'K-Food Fair'도 문화 연계 마케팅으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문화공연, 김장 퍼포먼스, 인기 예능프로그램, 드라마와 연계해 한국식품을 알리고 있다. 수출상담은 물론 미디어 노출, 국가 이미지 제고 등 경제적 효과가 2천억원이 넘는다.

우수 문화상품을 수출하기 위해 국가적 정책도 중요하지만 지역별로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경기도의 전통무용이나 남사당, 판소리 등 무형문화재를 비롯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 화성, 남한산성, 유명 드라마세트와 영화촬영명소 등 주변 모든 것이 소중한 문화콘텐츠다. 음식은 또 어떤가. 조랭이떡국, 제물칼국수, 여주산병 등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경기도는 예로부터 쌀이 좋아 전통주가 유명하다. 가평 잣막걸리, 양평 지평막걸리를 비롯해 파주, 이천, 포천 등 지역별로 유명한 막걸리도 많다. 재즈페스티벌로 유명한 가평 자라섬에서는 '자라섬 막걸리 페스티벌'도 열린다. 이천쌀문화축제, 수원화성문화제,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축제, 연천 구석기축제, 부천 국제만화축제 등은 경기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행사이다. 문화행사에 한국식품을 연계하면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다. 음식을 통해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한국식품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양한 식문화를 자랑하는 중국에는 '채중유화 화중유화 화중유심 심중유정(菜中有畵 畵中有話 話中有心 心中有情)'이라는 말이 있다. 요리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말이 있고, 말 속에 마음이 있고, 마음속에 정이 있다는 뜻이다. 음식이야말로 한 나라 문화를 집대성한 것이자 그 나라 문화의 정수라 할 수 있다. 13억 중국을 사로잡고, 지구 반대편 남미와 유럽, 중동, 아프리카까지 한류가 파고들고 있다. 한류가 가요, 드라마, 영화를 넘어 우리 문화의 정수인 '한국 식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경기도가 앞장서자.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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