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4차 혁명 맞이할 준비 돼 있나

원제무

발행일 2016-02-17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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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궈놓은 ICT분야에
4차 혁명 핵심인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와 제품 만들수 있는
여건 만들고 정부와 산업,
산업과 산업 잇는 연결역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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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무 한양대 교수
벨 에포크(Belle Epoque)는 '그 시절 정말 좋았지' 라는 뜻이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의 '파리'를 얘기할 때 쓰는 말이다. 산업혁명으로 인해 도시민들의 삶이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졌고, 새로운 문화와 예술의 풍요로움이 절정에 달한 시기였다. 이런 좋았던 시절이 끝나고, 1세기가 훨씬 지난 오늘의 현실은 어쩐지 냉혹한 겨울 눈보라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올해 초 인구 약 11만 명의, 스위스의 아주 작고 예쁜 컨벤션 도시인 다보스에서 46회째를 맞은 다보스포럼은 대주제로 '4차 산업혁명'이란 거대 담론을 꺼내 놓았다. 지금까지는 증기기관이 선도한 1차 산업혁명, 조립라인을 통해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던 2차 산업혁명, 인터넷이 이끈 3차 산업혁명이 세상을 지배해왔다. 지금 시작하고 있는 4차 혁명은 로봇, 무인자동차외 드론으로 대표되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나노 및 바이오기술 등을 중심으로 미래 기술융합을 통한 대변혁과 혁신이 만들어 내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4차 혁명이 가져올 불편한 진실도 있다. 세상사에는 항상 정이 있으면 반이 있는 법.

이 혁명으로 인해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격차가 벌어지고, 5년 내 50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져 버릴 것이라고 예고한다. 4차 혁명에 걸맞은 융합적·창조적 기술을 가진 사람과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과 기업은 도태되고 말 것이다. 4차혁명으로 기술, 지식, 자본을 가진 창조계층과 부유층이 부상하게 되면 중산층의 붕괴로 이어질 수가 있다.

이 4차 혁명을 선점하려는 물밑 경쟁은 국가 간의 치열한 전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산업 인터넷',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중국의 '제조 2025'으로 이들 국가는 이러한 4차 혁명을 사전에 예고하고 미리 대비해 왔다. 우리의 4차 혁명에 대한 준비는 매우 보잘 것 없다. 우리는 아직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고 대응전략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기술력, 노동시장, 인프라, 법과 제도 면에서 4차 혁명을 받아들일 여건이 전혀 되어있지 않다. 현재 추진 중인 공공, 금융, 노동, 교육 4대 부문 개혁이 한 걸음도 못나가고 있는 현실에서 4차 혁명의 주도는 고사하고 이 혁명을 각 분야에서 수용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

스튜어트 러셀 교수는 "AI를 검색엔진에 도입하면 현제 1조 달러인 검색산업이 10달러 규모로 확 커질 것" 이라고 주장한다. 바이두의 장야친CEO는 " 바이두는 로봇과 AI가 고객의 행동과 패턴을 분석해 대출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번 다보스 포럼을 통해 우리에게 주는 강력한 시사점을 찾아야 한다. 4차 혁명전쟁에서 승리할 자격과 준비를 갖추고 있는가?, 산업과 연구기관, 정부가 연계되어 4차 혁명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낼 여건이 되었는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창업을 활성화시킬 방안을 가지고 있는가? 등인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힘겹게 ICT분야를 세계적으로 키워 놓았다. 4차 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기술 등을 ICT의 다양한 분야와 융합해 새로운 가치와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정부와 산업, 산업과 산업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4차 혁명에 대응하는 국가만이 이 혁명의 최고 수혜자가 됨과 동시에 세계의 강자가 될 것이다. 냉혹한 경쟁의 시대엔 4차 혁명의 흐름과 가치 그리고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놓치지 않고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원제무 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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