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경기도에 청년창업공간 '에이토랑'을 설치하자

김재수

발행일 2016-02-1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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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기간 한정적으로 운영하는
실습형 식당 '팝업레스토랑'
대학생들이 직접 메뉴 만들고
홀서빙하며 수익금도 가져가
예비창업자들 철저한 준비통해
시행착오 없애면 성공 거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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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식품·조리를 전공한 학생이나 은퇴하여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이 주로 선호하는 업종이 외식 창업이다. 그러나 결코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외식업은 창업시 실패할 확률이 가장 높은 업종이다. 창업 대비 폐업률이 94%에 달하며, 신규 외식업체의 1년 이내 폐업률도 무려 45%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식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 숫자는 2006년 614만여명에서 2014년 565만여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음식점 및 주점업 등 외식 분야 개인사업체 숫자는 2006년 57만여개에서 2014년 63만여개로 증가했다. 전체 창업분야 중 외식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증가해 21%가 넘는다. 외식창업의 실패요인을 줄이고 성공스토리를 가꾸어나가는 것이 국가적 과제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외식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했다. 무료컨설팅을 제공하고, 청년창업교육을 실시하고, 식당창업 지침서를 배포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aT는 외식창업은 실전 경험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직접 식당을 개설하였다. 최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 문을 연 '에이토랑(aTorang)'이라는 팝업레스토랑이다. 인터넷 팝업창처럼 일정 기간 한정적으로 운영하는 실습형 식당이다. 운영은 대학생이 주축이 된 청년들이 직접 한다. 스스로 메뉴를 만들고 요리를 하고 홀서빙을 하며, 수익금도 자기들이 가져간다. 공모를 통해 외식·조리학과 대학생 및 외식창업 희망팀을 선발, 각 팀당 3주간 레스토랑을 운영할 기회를 부여한다. 임대료와 주방기기 등 기물 사용료도 전액 지원하나 식재료비, 수도·전기세 등은 참가자들이 부담한다. 레시피 개발부터 조리, 식자재 관리, 서비스, 경영, 고객응대, 원가관리, 정산, 인테리어, 홍보 등 창업 전과정을 몸소 체험한다. 1월 시범운영을 거쳐 최근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는데 다양한 메뉴와 통통 튀는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다. 조리과정을 동영상으로 찍어 레스토랑 앞에서 보여주기도 하고, 점심에 다녀가면 저녁에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주기도 하고, 사전예약을 하면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이벤트도 시행한다.

aT센터 입주사는 물론 주변에도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 최대 매출이 180만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제적 수익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얻는 소중한 경험이다. 에이토랑을 직접 운영해본 대학생들은 "국내산 식재료를 썼을 때와 외국산 식재료를 썼을 때 확실히 맛이 다르다, 메뉴가 다양하다고 꼭 좋은 것이 아니다, 식당 운영 시 변수가 너무나 많고 서비스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게 됐다, 에이토랑을 경험해보지 않고 창업을 계획했다면 아마 큰 좌절과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라는 등 다양한 소감을 밝혔다.

경기도에서 식당창업 공간인 '에이토랑' 2호를 설치할 것을 건의한다. 2000년 이후 음식점 5년 생존율을 16개 시도별로 비교하면, 부산이 64%로 가장 높고 경기도는 53%로 낮은 편이다. 광주(49%), 서울(52%)에 이어 뒤에서 세 번째에 해당한다.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자영업자 숫자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서 음식점 생존율이 저조한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준비되지 않은 창업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내 음식점 및 주점업 숫자는 13만여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고, 종사자 숫자는 40만여명이 넘는다. 외식업이 활성화되어야 지역경제도 살아난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기업의 고용규모 축소, 청년실업률 증가 등으로 창업자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예비창업자들이 '에이토랑'과 같은 준비를 통해 시행착오를 없애면 실전에서는 성공을 거둘 것이다. 철저한 사전준비는 외식매장 폐업으로 인한 연간 1조원 이상의 사회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청년 대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줄 수 있다. 외식업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에이토랑과 같은 창업 인큐베이팅 모델이 나오면 수백개의 창업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들이 대학, 기업체 등과 머리를 맞대고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자. 경기도가 앞장서서 성공스토리를 만들어야 우리 경제도 살아날 것이다.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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