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신문명을 예고하는 '알파고'

손수일

발행일 2016-03-14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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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최고수를 이긴 인공지능
사람 언어·생각마저 해독·추론
상상력·창의성까지 무한 진화
부작용과 위험 극복하고
미래 인류를 행복으로 이끄는
인간의 한 수, 신의 한 수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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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
인공지능 바둑 컴퓨터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세계 최강 이세돌 바둑기사를 연파하며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두뇌 스포츠의 대명사로 4천년 역사를 가진 바둑은 가로 세로 19줄×19줄, 361점의 반상 위에서 흑백 두 돌이 우주에 있는 원자 수만큼이나 무한대에 가까운 경우의 수로 펼쳐지는 게임으로서, 컴퓨터가 인간을 이길 수 없는 분야의 하나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딥마인드사가 개발한 초지능 컴퓨터 알파고는 바둑의 규칙과 무궁무진한 변화를 학습하여, 인간을 뛰어넘는 수 읽기 뿐만 아니라 직관과 형세 판단 및 게임 운영 능력까지 갖추어 세계 바둑최고수에게 완승하고 있다.

알파고의 개발자인 딥마인드의 허사비스나 많은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해치지 않고 인간복지의 질적 향상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스티브 호킹 같은 과학자와 여러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이 자가발전을 거듭하여 개발자인 인간까지 정복함으로써 인간 문명의 종말을 초래하리라 경고하고 있다. 20세기 초 발표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에 바탕하여 개발된 원자력이 인류의 복지를 향상시킴과 동시에 고도화된 핵무기로 한순간의 오판과 실수로 전쟁에 사용되어 인류를 공멸의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는 것처럼, 인공지능도 첨예한 양면성을 지닌다.

알파고라는 이름은 피에르 테야르 드 샤르댕(1881-1955)의 오메가 포인트(Omega point, 극점)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스어 자모 중 알파(α)는 첫 글자이고, 오메가(Ω)는 끝 글자이다. 샤르댕은 진화론과 창조론을 융합하여, 혼돈 상태의 무기물에서 극적인 변화로 탄생한 유기물과 원시적 생명체가 장구한 시간의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거쳐 질적 복잡화 고도화를 통하여 고등동물이자 지성체인 인간으로까지 진화하였으나, 오만한 인간 상호간 또는 인간과 자연간의 갈등과 부조화 상태로 전쟁과 환경파괴 같은 부조리를 반복한다고 하였다. 크리스천인 샤르댕은 하나님의 창조프로젝트에 따라 진화의 극점에서 조화된 하나의 생명공동체에 도달하는 것이 메시아의 재림이고 최후의 심판이며, 진화의 방향은 복잡성의 증가와 함께 고도화되는 인격체이고, 진화의 동력은 극점을 향하여 수렴하는 존재 상호간 사랑의 인력이라 주장하였다.

제망찰해(帝網刹海)라고도 하는 불교적 우주관 인드라망은 무한 차원의 그물망으로서, 그물이 이어지는 마디마다 그물코가 있고 그 그물코에는 입체구슬이 달려 있어, 모든 구슬이 서로 비추며 전체가 하나 되고 하나가 전체를 이룬다. 인드라망은 오늘날 World Wide Web(www)으로 현실화된 거미줄 같은 인터넷 정보망을 놀랍도록 흡사하게 표현하고 있다. 인공지능 초컴퓨터도, 인드라망과 같이, 오늘날 지구 위에 사는 인간들의 정신을 한 점에 모아 연대성 안에서 의식의 진화를 더욱 촉진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동양철학의 밑뿌리로 만학의 제왕이라 불리는 주역은 음양의 두 가지 기호를 조합 배치하여 우주만물과 인간세상의 무한한 순환과 생장이멸(生長異滅) 현상을 은유와 상징으로 설명하였다. 주역의 음양철학은 라이프니쯔의 이진법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 및 닐스 보어의 양자역학을 탄생케 하는 밑바탕이 되었고, 만물의 변화를 음양의 무한순환과 상생상극 원리로 풀어내며 종즉유시(終則有始), 즉 끝이 곧 시작이라 하였다.

바둑 최고수를 이긴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는 현 인류문명을 극점으로 곧장 이끌며 조만간 신문명의 시작을 예고하는 신호탄 같기도 하다. 사람의 언어와 생각까지 해독하고 추론하며 인간만의 고유영역이라 여겨지는 상상력과 창의성의 분야까지 무한 진화하는 인공지능이, 숨겨진 이면의 부작용과 위험을 극복하고, 미래의 인류를 행복으로 이끄는 지구촌 인간의 한 수, 신의 한 수가 어디에 있을까?

/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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