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 인공지능과의 인간의 공진화

김창수

발행일 2016-03-16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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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빠른속도로 진화 '전문분야'부터 대체할 듯
인류·국가 미래 운명도 좌우할 '인공지능 혁명'
'300억 투자하겠다'는 우리정부 태평스럽기만


사본 -2016김11
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인공지능 열풍이 한국에 불고 있다. 게임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벌인 바둑대결이 가져온 효과이다. 세계인의 이목도 이 빅이벤트에 쏠려 있다.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로켓 발사로 동북아정세가 요동치고 있고, 한 달 앞의 총선으로 국내 정치도 연일 대형 뉴스를 쏟아내고 있지만 '세기의 대국'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마지막 대국은 국내 방송사들이 모두 생중계에 나섰다. 직관과 창의력을 놓고 기계와 인간이 정면승부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기계'의 본격적인 등장을 알리는 이 대국은 인류사 혹은 문명사의 변곡점이 될 것이며,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도 만만치 않다.

사실 인공지능의 출현에 대해 인공지능의 시조인 엘런 튜링이 예고한 바 있으며, 상당한 수준의 시제품이 개발되어 이미 활용되고 있다. 1997년 체스 세계챔피언을 꺾은 IBM 인공지능 '딥블루', 2014년 미국 퀴즈쇼 제퍼디의 역대 우승자들을 꺾은 'IBM왓슨' 등이 대표적이다. 알파고는 바둑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경우의 수에 대해 신경망 알고리즘을 통해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인간과 가장 유사한 인공지능이다.

갑자기 출현한 인공지능의 위력에 대한 경계심도 높아졌다. 기상예보용 인공지능의 예측 성능에 대해서는 불평하지만, 유독 인공지능 앞에서는 공포심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인간의 고유기능이라고 '믿어 온' 능력과 일을 기계가 가로채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일 것이다. 우리가 알파고를 대신하여 바둑을 두고 있는 아자황 박사처럼 되지 않을까하는 의문 말이다.

인공지능이 초래할 사회적 변화는 혁명적이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총 702개 직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30년까지 이 직업들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47%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한다. 그중 판사의 경우 사라질 확률이 40%에 달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전문직종으로 분류됐다. 판결은 법률 조문, 검사가 제출한 공소장과 증거물 등을 바탕으로 유무죄 여부와 형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더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다. 두 번째 분야는 의료분야이다. 딥 러닝으로 의료데이터를 읽는 방법을 숙지한 인공지능은 의사보다 암진단이 정확하며 빠르다. 딥 러닝을 이용해 방사선 사진, MRI, CT스캔, 현미경 사진 등에서 악성 종양이 있는지를 신속 정밀하게 판정할 수 있는 시스템은 이미 완성단계에 있다.

인공지능은 더욱 빠른 속도로 진화하며 미래 사회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가장 전문적인 직업 분야부터 대체해 나갈 것이다. 중요도는 높지만 시민들의 불신이 크고, 개발에 따른 수익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특히 학습과 교육 혁명의 대비는 눈앞의 과제이다. 지식과 정보의 축적과 처리 방식은 인공지능의 몫이다. 인간은 알고리즘과 같은 문제해결 방법의 창의적 설계자가 되어야 하고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번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은 모두의 승리이다. 구글딥마인드는 인공지능 개발의 성과를 보여주었다. 인간대표 이세돌이 4국에서 보인 묘수는 기계의 신경망을 혼란시켰고, 알파고가 제2국에서 우변 침투 묘수를 보여주었으니 서로 크게 배웠다.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가 자연을 이용하고 자연과 함께 진화해온 것이었다면 미래는 인공지능과 인간이 공진화(co-evolution)하며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인류의 미래, 국가 미래의 운명도 좌우할 인공지능 혁명에 대한 한국의 대비는 어떤가? 구글이 인공지능사업에 33조원을 투입해 왔는데, 향후 3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발표는 참으로 태평스럽기만 하다.

/김창수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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