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아비가 죽고 학교에 퍼진 전염병
리디아는 '기묘한 증상'을 파헤치는데…
감각적 배경·십대 배우들 호연 '인상적'
감독 : 캐롤 몰리
출연 : 메이지 윌리암스(리디아), 플로렌스 퓨(아비), 맥신 피크
개봉일 : 3월 24일
드라마·미스터리 / 청소년 관람불가 / 102분
1969년 영국의 명문여학교에 다니는 리디아와 아비는 둘도 없는 단짝친구다. 둘은 가장 은밀한 경험까지 공유하던 사이지만 언젠가부터 아비에게 비밀이 생기고, 리디아는 그런 아비가 못마땅하다.
둘의 우정이 흔들린 순간, 아비는 리디아의 곁을 떠나게 된다. 리디아와 친구들이 슬픔에 잠겨있는 무렵, 소녀들에게 미스터리한 증상이 퍼진다. 이 증상은 전염병처럼 학교 전체로 번진다.
여성감독 캐롤 몰리는 한없이 유쾌하고, 또 한편으로는 고약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사춘기 소녀들의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을 날카롭게 포착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십대 소녀 배우들은 베테랑 연기자들 틈바구니 속에서도 자신의 현재를 투영한 캐릭터에 충실하며 그 자체로 빛나고 아름다운 에너지를 발현한다.
특히 메이지 윌리암스는 이번 영화에서 제 나이에 꼭 맞는 사춘기 소녀 리디아를 연기해 관객을 매료시킨다. 기묘한 증상의 비밀을 파헤치는 리디아를 통해 특유의 마력 같은 카리스마로 극 전체의 중심을 잡는다.
학교와 가정에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사춘기 소녀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완벽한 연기로 표현해낸 메이지 윌리암스는 지난 1월 열린 제36회 런던 비평가 협회 시상식에서 영국아역상을 수상했다.
감각적인 배경과 소품은 미스터리한 사건과 대조를 이루면 묘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영화 전반에서 통용되는 메인 컬러는 여학생들의 교복인 블루와 자연을 상징하는 그린이다.
호숫가에서 이뤄지는 소녀들의 야외 미술시간을 담은 장면은 구도에서부터 색감, 소품에 이르기까지 한 폭의 아름다운 명화를 연상시킨다. 미술뿐만 아니라 문학, 과학 등 학창시절의 향수를 부르는 여러 수업시간 장면도 인상적이다. 그 중, 호숫가 야외 미술시간은 대사가 한마디도 없지만 클래식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 사진/더블앤조이 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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