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아동보호전문기관·3] 정부관할 1년, 구멍 그대로

아동학대방지 최첨병, 총알없이 전쟁할 판

강기정 기자

발행일 2016-03-24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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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복지부장관, 아동기관 현장 간담 23일 오전 서울 가양동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열린 '피해아동 보호 및 위기 아동 재학대 방지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 참석한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아동보호기관 관계자의 애로사항 등을 경청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아보전, 예방·피해조사 등 업무 증가속 되레 예산 23% 감축
특례법 제정 정부 관할 불구 민간에 위탁 '무늬만' 중앙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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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신원영(7)군 사건 등 올해 초부터 아동학대 사건이 연일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아동학대 방지의 '최첨병'인 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 관련 올해 예산은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중앙아보전 등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보전에 투입되는 범죄피해자보호기금 등 국가지원 예산과 지자체 예산은 모두 372억원가량이다.

정부·지자체에서 488억원이 지원됐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23%가 줄어든 셈인데, 올해 초부터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아보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아보전은 아동학대 예방부터 실제 피해조사, 발생 후 관리까지 아동학대와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경기지역 아동학대도 지난 2013년 1천516건에서 지난해 2천972건으로 증가 추세라 아보전이 해야 할 일도 자연스레 늘고 있지만, 예산은 오히려 줄고 설상가상으로 상담원들은 인력 부족과 격무, 정신적 고통 등을 호소하며 2년을 채 버티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2013년 울산 계모 학대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하고 이전까지 지자체가 관리하던 아보전을 정부 관할로 바꾸는 등 대대적인 정비에 나섰지만, 정작 일선 아보전에선 "현장에서는 크게 나아진 게 없다"고 토로한다.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지난 2001년 출범한 중앙아보전은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가 관할하고 있지만, 인력·예산 운용 등 실제 관리는 처음 문을 열 때와 마찬가지로 민간단체에서 담당하고 있다. 각 지자체도 해당 지역 아보전의 운영을 민간단체에 위탁하고 있다.

정부에서 범죄피해자보호기금 등을 할애해 예산은 일부 지원하지만, 실제 운영은 대부분 각 민간단체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 사실상 '무늬만' 중앙기관이라는 얘기다. 예산도 50%만 국비로 지원하고, 15%는 도 예산, 35%는 시·군 예산으로 채워진다.

각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아보전 운영과 아동학대 관리 역시 지역별 차이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그나마도 아보전이 없는 일부 지역은 학대사건이 발생하면 다른 지역 아보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아동이 많고 아동학대 사건 역시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기도는 31개 시·군 중 11곳에만 아보전이 조성돼있다.

의정부아보전이 포천·양주·동두천·연천까지 5개 시·군을 담당하고, 성남아보전이 하남·광주·양평까지 관할하고 있다. ┃표 참조

아보전이 아동학대 방지에 있어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업무 정도에 비해 관련 예산은 불안정하게 운용되고 인력은 충분치 않은 점이, 결국 사회보호망을 부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아보전 관계자는 "지원받는 예산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아, 운영을 담당하는 민간단체에서 간혹 자체적으로 비용을 대는 경우까지 생긴다"며 "정부 관할로 옮겨져 온전히 지자체에 의존할 때보다는 재정 안정도가 상대적으로는 나아졌지만,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부 관할로 이관된 후에도 지원이 필요한 만큼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보완할 부분이 많다"며 "기존 범죄피해자기금 등을 쪼개 사용하던 것을 별도 예산으로 편성하는 부분을 추진하는 등 개선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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