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아동보호전문기관·5·끝] 전문가에 듣는다

"사회보호망 인력 확대·전문화 시급"

강기정·전시언 기자

발행일 2016-03-29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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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처방 안된다" 한목청 강조
정치권 "안정적 예산 편성" 힘보태


부모의 학대로 숨지는 아동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떠오르자,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아동학대 현장의 최일선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을 보완하는 부분도 함께 검토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일회성 처방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래픽 참조

정부는 29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범정부 아동학대 예방·근절 대책을 논의해 발표할 계획이다.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아보전 기관 수를 늘리고 일선 현장에서 뛰는 아보전 상담·조사 인력을 확충해 사회보호망을 지금보다 촘촘하게 짜는 방안 등이 두루 검토됐고, 지금보다 예산을 20%가량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 등도 폭넓게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보전이 아동 학대 예방부터 현장 조사와 대응, 사후 관리까지 아동 학대 업무를 도맡다시피 하고 있지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관리가 면밀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사회보호망의 '구멍'으로 연결됐다는 게 평택 신원영군 사례 등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보전 개수와 현장 인력을 늘리는 등 아동 학대 방지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고 체계를 정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힘을 보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아보전을 확대하고 범죄피해자보호기금과 복권기금에서 조금씩 덜어서 마련하는 아보전 운영 비용 등을 '정식 예산'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지난 19일 제안했다.

박 의원은 "아보전 운영 등에 필요한 아동 학대 방지 예산을 기금에서 갹출해 쓰다 보니, 매년 고정적으로 배정되는 게 아니라 그때 그때마다 다르게 편성된다"며 "예산이 안정적으로 편성되면 아동 학대를 방지하는 데 필수적인 아보전 확대 등도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지난 1998년 계모의 학대를 받은 '영훈이 남매' 사건을 계기로 아보전이 처음 조성되고 2013년 칠곡 계모 학대 사망 사건 이후 특례법이 제정돼 아보전을 강화하는 등 정부는 번번이 대책을 모색했지만 아버지의 폭행을 견디다 못한 11살 소녀는 맨발로 탈출했고, 평택 신원영군은 계모의 학대 끝에 결국 숨졌다.

전문가들은 아보전을 지금보다 확대하는 것은 물론, 도맡고 있는 업무들을 분야별로 전문화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중앙아보전 장화정 관장은 "지금 시스템에선 학대를 예방하기는커녕 현장 조사를 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라며 "아동 인구가 10만 명 이상인 지역에 우선적으로 아보전을 설치토록 제도를 보완하고 예방 교육과 현장 조사, 사후 관리를 각각 전담할 수 있는 전문 기관 형태로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중앙대 심리학과 박정윤 교수도 "아동 학대 상담에 대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아보전이 아동보호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대로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동 학대 조사·상담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지원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아주대 심리학과 김은하 교수는 "상담이라는 영역에 대한 국내 역사가 짧다 보니 인식이 낮고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상담원들이 사건을 떠맡다시피 하는 상황"이라며 "조직 내에서부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아보전 상담원들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화여대 심리학과 유성경 교수도 "상담원들이 벅찬 문제를 다루다 보니 지칠 수밖에 없고 자책만 하게 되기 쉽다. 사명감과 더불어 전문적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기정·전시언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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