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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공지능프로그램과 우리의 대처

김경복 교학부총장
김경복 경복대학교 교학 부총장
2016년 3월 9일, 서울에서 열린 인간과 인공지능프로그램(알파고)의 바둑대결에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됐다. 결국, 4승 1패로 인공지능이라는 기계가 바둑천재 인간을 이긴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 사건 이후 많은 언론이 앞다퉈 인공지능에 대한 특집기사를 약속이나 한 듯 내보냈다. 우리 정부도 발 빠른 대처인 듯, 미래창조과학부에 인공지능(AI·Artfical Intelligence)분야를 전담하는 지능정보산업육성팀을 신설하기로 발표했다.

지자체에서도 올해 연구 과제로 인공지능분야 항목을 뒤늦게 추가시켜 프로젝트공모 사업을 시작하는 등 온 나라가 인공지능분야로 들썩이고 있다. 이쯤 되면 이 사건은 아마 각종 국내 언론들이 발표하는 연말 10대 뉴스감으로 손색없을 것이다. 필자는 인공지능 분야의 발전과 변화에 대해 대략 3가지 사안을 중심으로 생각을 전개해보려 한다.

첫째, 인공지능을 활용한 융합기술의 상품들이 기술 사이클(cycle) 간격을 두고 점진적으로 확대돼 새로운 고부가가치 상품군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란 학문은 최근에 생긴 것이 아니라, 이미 30년 정도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실생활에 접목해 조금씩 성과를 거둔 이유는 인공지능을 뒷받침해주는 인접학문분야와 관련 기술이 동반 레벨업 됐기 때문이다. 대용량 컴퓨터기술의 획기적인 개발과 대용량 데이터의 고속처리 등 성능개선에 따른 빅데이터(big data) 처리기술의 발전이다. 사물인터넷 기반의 기술발전도 한 몫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어도 접목할 분야를 찾지 못하면, 그 기술은 사장되기 마련이다. 마치 전기도 없는 초가집에 비싼 냉장고를 들이는 격이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접목할 수 있는 상품군을 범국가적 차원에서 재정립해 발 빠르게 관련 기업에 접목하는 길잡이 역할을 정부가 앞장서야 비로소 고부가가치 상품군이 탄생하고 빛을 보게 될 것이다.



둘째, 인공지능 접목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상품군에 대한 정부의 법적 규제를 재정비해야 한다. 항상 새로운 상품군이 탄생하면, 자국에서 직접 사용해 이상 유무가 판단되는 필드 테스트(field test)가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이상 없이 사용돼야만, 비로소 입소문을 타고 해외수출의 길이 생긴다. 기업이 주도한 새로운 신상품은 막상 개발됐는데, 실용단계에서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국내에서조차 사용할 수 없다면, 아무리 우수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들 이 역시 사장되는 상품에 지나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나라 도로에서는 아직 달릴 수 없는 무인자동차 관련 법 조항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와 국내 굴지의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관련 상품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관련법조항의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셋째, 인공지능과 접목될 수 있는 동반기술 분야를 동시에 성장시키는 일이 급선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인공지능학문은 30년 전에도 있었지만, 접목할만한 주변 기술과 융합해야 할 동반기술의 발전이 동시에 성장하지 않아 기술발전 사이클 주기가 길어지고, 한낱 이론적 학문에 지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필자는 알파고와 바둑천재 이세돌이 벌인 세기의 대결이 우리나라에서 열린 자체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앞으로 선두 그룹에 서고, 인공지능기술이 접목된 고부가가치의 신상품 탄생이 속속 이뤄져야 비로소 새로운 경제 활성화 동력도 생기는 법이다. 이렇게 되려면, 무엇보다도 동반기술 분야의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30년 전 인공지능 기술과 마찬가지로 "한 때 인간과 알파고의 세기의 바둑대결이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열렸다"는 역사로만 후대에 남을 것이다.

/김경복 경복대학교 교학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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