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대입 수시전형 확대' 과연 바람직한 것인가?

문철수

발행일 2016-04-06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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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 외에
자기소개서·심층 면접 비중 높아
진학컨설팅 업체 의존하게 돼
고교 비교과활동도 부모경제력과
출신학교 차이·사교육에 좌우
최상위권 스펙 몰아주기 부작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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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수 한신대 교수
최근 발표된 2018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에 따르면, 대학들이 수시모집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정시모집은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신입생 80~90%를 수시 모집으로만 선발할 것이라 한다. 현재 대학 입시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중심으로 면접과 논술 등을 결합해 선발하는 수시 모집과 수능 성적 위주로 뽑는 정시 모집으로 구분된다. 수시 모집의 경우 2007학년도에는 전체 모집 인원의 51.1%를 차지했지만 2013학년도 62.9%, 2016학년도 66.7%. 2017학년도 69.9% 등으로 매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8학년도 수시 전형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 내신을 포함한 비교과 영역(동아리 활동, 봉사 활동, 각종 수상 경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입학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즉, 학생부 위주로 뽑는 전형의 선발 인원을 늘리면서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을 높인 것인데, 전체 모집인원의 절반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뽑는 대학도 있다.

이와 같은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다. 몇 년째 논란이 되어 온 소위 '물 수능'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되면서 수능의 변별력이 더욱 약해진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수능 변별력이 약해지면 특히 상위권 대학일수록 수능 성적만으로는 우수한 학생을 가려내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정시모집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수시모집에서 논술 비중을 높이는 것도 여의치 않은데, 현 정부 들어 대입 간소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논술고사 축소를 계속 권장하고 있다. 또한 일부 대학에서 입시 때마다 문제가 되어 온 고교 등급화 논란으로 인해 내신 성적 위주의 선발 방식인 '학생부교과전형'의 비중을 높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결국 대학 입장에서는 교과 성적 외에도 학생의 다양한 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밖에 없을 듯싶다.

그러나 대입 수시 전형 비중을 확대하고, 정시 비중을 축소하는 것은 결코 단순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닐 것으로 본다.

학생의 창의성과 재능, 다양한 비교과 활동 등을 평가해 선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학생부 외에도 자기소개서, 심층 면접 등의 비중이 높아져 진학컨설팅 업체들에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오히려 사교육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이외에도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활동 외에 소논문 쓰기, 토론대회 참여, 봉사활동, 동아리 활동 등 비교과 활동을 중심으로 평가되는데, 현재 고등학교에서 비교과 활동이 이뤄지는 방식은 부모의 경제력이나 출신 학교의 차이, 사교육 등에 의해 좌우될 위험이 커서 이에 대한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실제로 비교과 스펙을 쌓기 위해 특목고 학생들은 경쟁적으로 사교육에 매달리고, 대부분 일반고의 경우는 최상위권 학생 한두 명에게 스펙을 몰아주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비교과 스펙 등 다양한 전형자료를 반영하는 수시모집에 대한 학부모의 피로감이 고조되면서, 오히려 수능 시험 성적만으로 대학 진학이 가능한 과거의 '학력고사' 체제로 돌아가자는 여론도 비등하다.

현재 우리 대학 입시의 가장 큰 문제는 거의 매년 달라지는 믿지 못할 입시 정책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시스템 하에서는 수험생, 학부모, 교사 모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없을 뿐 아니라 고교 시절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학업에 전념하지 못했던 학생들에게 늦게나마 대학에 도전할 기회마저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수능 성적 하나로 학생을 선발할 경우 변별력이 문제가 되어 수시 전형을 확대하는 것이 사회적 양극화가 심각한 현 상황에서 또 다른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이 아닌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으로 본다.

/문철수 한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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