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공약 점검] ① 이행기한·재원조달 빠져

公約(공중과 약속), 空約(허황된 약속) '판단할 근거가 없다'

목동훈 기자

발행일 2016-04-07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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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시기·방법 게재안돼
구호에 그친 한 줄짜리 많고
질보다 양 실현 가능성 의문
공약서 작성·계획 공개 절실

4·13 총선 인천 13개 선거구 후보들의 정책·공약이 담긴 선거 공보물이 지난 주말 각 가정에 전달됐다.

선거 공보물은 인적 사항과 전과 기록 등 후보자의 기본적인 정보와 공약이 담겨 있는 자료. 하지만 후보자가 공약을 언제까지 이행하고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것인지는 적혀 있지 않다. 유권자들이 선거 공보물만 봐서는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을 판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인일보가 인천 13개 선거구 후보자 44명의 선거 공보물을 살펴본 결과, 후보마다 대부분 동(洞)별 또는 분야·주제별로 세분화해 수십 개의 공약을 제시했다. 현역 의원들은 지난 4년 임기 동안 확보한 지역구 예산(국비)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모든 공약의 이행 기한과 재원조달 방안을 구체적으로 공보물에 적어 낸 후보는 없었다. 그나마 대표 공약에 한해 완료시기와 재원조달 방안을 게재한 후보는 몇이 있었다.

이행 기한과 재원조달 방안은커녕 '한 줄짜리 공약'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원도심 재생을 추진하겠습니다' 등 구호에 불과한 공약도 눈에 띄었다.

공보물에 적힌 공약 내용만으로는 전문가들도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후보자에게 추가 자료를 요구하거나 공약에 대해 질의해야 하는데, 일반인에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를 거는 듯한 후보도 적지 않다. 후보 대부분이 수십 개의 공약을 공보물에 담았는데 심지어 65개의 공약을 내세운 후보자도 있다. 임기 내에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회의원 후보들이 선거공약서나 선거 공보물에 공약이행 기한과 재원조달 방안을 게재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공직선거법 66조를 보면,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후보자는 선거공약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이들은 선거공약서에 공약 이행을 위한 사업의 목표, 우선순위, 이행 절차, 이행 기한, 재원조달 방안을 게재해야 한다. 또 선거공약서를 선관위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선거구민이 알 수 있도록 공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선거공약서 작성 대상에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도 넣거나, 선거 공보물 게재 내용에 공약이행 기한과 재원조달 방안을 포함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국회의원 후보자도 선거공약서를 만들어 공약이행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며 "공직선거법 개정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후보의 공약이행 비용을 추계해 보면, 수조원에 달하는 경우가 있다"며 "자신이 공약한 사업의 예상사업비조차 모르는 후보도 많다"고 비판했다.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분석하고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은 선거 공보물, 선거방송토론회, 유세활동 등 제한적이다. 선거방송토론회와 유세활동의 경우, 공약 소개보다는 상대 후보 흠집 내기로 얼룩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총선은 특별한 정책과 쟁점이 없어 막판에는 네거티브전이 가열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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