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주역으로 풀어본 국회의원 선출

손수일

발행일 2016-04-11 제14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치국평천하前 수신제가 이루고
소속정당·주변에 갚을 신세 적고
언제든 정계 떠나 자립할 수 있는
이순신장군 선공후사·유비무환·
솔선수범·책임완수 정신
조금이라도 갖춘 후보 선택해야


손수일
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
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이 임박했다. 만개한 봄꽃마냥 저마다의 색과 공약을 앞세운 정당과 후보들은 조만간 잔인한 사월이라는 시구처럼 당락의 희비쌍곡선을 그리게 되리라. 수년전 한 기업인이 우리나라 정치를 4류라고 폄하하였듯이 19대 국회는 계파 위주의 붕당정치를 벗어나지 못했고, 이번 총선도 여야 간 정책의 차별성이나 쟁점 및 인물 성향을 구분하기 힘든 역대 최악의 선거로 평가된다. 그래도 자유민주국가의 주인인 국민은 빨강, 파랑, 녹색, 노랑색을 표방한 여야 4개 정당 및 무소속 후보 중에서 최선 또는 차선의 선택을 하여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국운이 호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역 괘를 뽑아 본다. 동양철학의 밑뿌리인 주역(周易)은 하늘 땅 사람(天地人)의 무궁한 조화와 음양 상생상극의 원리를 바탕으로 미래의 변화 방향과 기미(機微)를 살피는 미래학이다. 서구의 이진법과 상대성원리의 기초가 되기도 하여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명을 융합할 근본과학이기도 하다. 주역은 음양의 두 가지 기호(陰爻와 陽爻)를 3개씩 조합하여 자연 형상을 본 뜬 8개의 소상괘(小象卦)를 짓고, 소상괘를 두 개씩 짝지어 대상괘(大象卦)를 설정한다. 6효로 이루어진 64개의 대상괘에 함축된 상징과 수리 및 이치(象數理)로 우주만물과 인간 세상의 변화와 길흉화복(吉凶禍福)의 흐름을 진단하고 예측한다.

전통적 방식으로 50개 시초(蓍草)를 정성스레 펼쳐 6효를 뽑으니 64괘중 3번째인 수뢰둔(水雷屯) 괘가 나온다. 5번째 양효(九五)가 동효(動爻)로 나와 음효(五爻)로 변하니 64괘중 24번째인 지뢰복(地雷復) 괘로 나아간다. 둔지복(屯之復)의 괘상이다.

수뢰둔 괘는 물 또는 구름 밑에 우레가 있는 상으로, "하늘땅이 처음으로 사귀어 만물이 어렵게 태어나는 형상으로 험한 물속 또는 구름아래 우레가 가득 움직여 크게 형통하고 바르게 되며 하늘이 처음 어두움 속에서 어린 생명을 지을 때 마땅히 제후(지도자, 신하 또는 대리인)를 세움이 이로우나 편안할 수가 없다"고 푼다. 올바른 지도자를 뽑기 전 역동적인 혼돈상태와 어려움을 상징한다. 수뢰둔 괘의 6효중 5번째 양효(九五)의 효사(爻辭)는 "고택(膏澤, 지도자의 은혜나 혜택)을 입기가 어려우니 조금 바르게 나아가면 길하나 크게 고집하면 흉하다"이다. 자기만 옳다거나 현실성 없는 혜택을 준다는 말에 혹하지 말고 상식에 부합하는 판단을 하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변하여 나타난 괘(之卦)인 지뢰복 괘는 땅 속 우레처럼 어둡고 추운 陰의 겨울 한가운데 웅크린 하나의 陽이 때가 되어 움터옴(一陽來復)을 상징한다. 잘 행사한 한 표들이 모여 밝고 강건한 지도자를 뽑아 겨울의 어둠과 침체, 혼돈을 걷어내고 따뜻한 봄기운이 움튼다고 해석된다.

나라의 명운이 걱정될 때면 찾곤 하는 성웅 이순신도 어려운 전투를 앞두고는 천기를 살피고 주역 괘를 뽑아 전세를 판단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대한민국이 천재일우의 경제발전을 이루었으나 국내외적 난제가 산적한 현 시국을 타개하려면 겸허히 하늘의 뜻을 살피고 백성 존중을 실천한 이순신 장군의 구국정신을 본받을 국회의원을 뽑아야 하리라.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에 나서기 전에 수신제가(修身齊家)를 이룬 후보, 소속 정당이나 주변에 갚을 신세가 적은 후보, 언제든 정계를 떠나도 자립할 수 있는 후보, 요컨대 이순신 장군의 선공후사(先公後私), 유비무환(有備無患), 솔선수범(率先垂範), 책임완수(責任完遂), 필사즉생(必死卽生)의 정신을 조금이라도 갖춘 인물을 찾아야겠다.

/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

손수일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