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바흐와 헨델의 차별화된 브랜드마케팅

원제무

발행일 2016-04-1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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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는 자신의 영역에만 집중
반면 헨델은 다양성으로 접근
현대의 복잡한 기업 경영은
전문화가 기초된 다각화로
융합적 시너지효과 내지 못하면
급변하는 환경 낙오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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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무 한양대 교수
음악은 고된 일로 힘들 거나 일상이 지루할 때 우리를 감싸주고 보듬어 준다. 매혹적인 음악은 사람들에게 인생을 폭넓게 해석하면서 상상의 나래를 펴도록 도와준다. 이런 관점에서 음악의 아버지와 어머니라고 부르는 바흐와 헨델의 음악은 사람들이 꼭 빠져 들어가도록 온몸과 오감으로 다가간다. 그럼 이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그들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흐'(Bach)는 독일말로 '시냇물'이란 뜻인데, 베토벤은 "바흐는 시냇물이 아니라 거대한 바다"라고 말했다. 바흐는 독일 이외의 지역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지역에 뿌리를 둔 토착형 작곡가이다. 바흐는 궁정과 교회를 위한 음악을 만들며 비교적 정적인 삶을 살았다. 그는 오르간 음악을 배웠고, 비발디의 협주곡 악보를 구해서 공부했다.

바흐의 바이마르까지의 삶은 연주자, 쾨텐과 라이프치히 시절은 작곡가로 구분된다. 바흐는 내면의 가치에 집중된 삶을 추구한다. 바흐의 음악은 음악에 내포된 의미와 강열함으로 사람을 이끈다.

바흐의 음악에는 절제와 섬세함의 미학이 있다. 바흐의 집중력과 완벽성에서 나온 음악들은 점차 인기를 얻게 된다. 스티브 잡스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바흐의 기독교 음악 작품인 '수난곡(Passion)'이 음악 리스트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바흐는 특정영역에만 집중하여 자신만의 브랜드가치를 만들어 내면서 독보적인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다.

바흐와 대조적으로 헨델은 열정적이고 도전적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다녔다. 젊은 무명 시절 헨델은 이탈리아로 유학하여 교황청의 신부들을 매료시켰다. 그 후 헨델은 함부르크로 돌아와 오페라 '알미라'로 대성공을 거둔다. 헨델은 당시 글로벌 시각을 지닌 유일한 음악가였다. 그에게는 '위대한 작센인'이란 브랜드가 따라 다녔다.

그 후 런던에서 1년간 왕실과 귀족을 위해 활동하게 되는데 영국에서의 수입이 하노버보다 훨씬 많았다. 당시 런던의 시민계급의 요구를 반영한 오페라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바흐의 음악은 이런 시민계급을 위한 음악은 아니었다. 헨델은 재정적·정신적으로 크게 파산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헨델의 오페라는 희소가치가 없게 되고 헨델은 빚더미에 오르게 되었다. 이런 복잡다기한 런던의 환경은 헨델에게 뇌졸중이란 중병을 안겨주었다.

그 후 헨델은 변신을 한다. 새로운 장르이면서 종교음악인 오라토리오를 창조하여 '메시아'란 브랜드 네임으로 유럽시장에 마케팅한다. '메시아' 브랜드로 유럽 음악계를 석권한 헨델은 글로벌 시장에 걸맞는 전략을 수립한다. 자신만의 역량모델을 만들어 내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면서 경쟁 구도에 가장 성공적으로 대처해 나갔다. 창조적인 자신의 음악이 갖고 있는 특수성을 잃지 않기 위해 세심하게 경영을 했던 셈이다. 음악을 생산하는 단계에서부터 고객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면서 음악서비스를 기획하고 마케팅까지 스스로 해나간 것이다.

바흐와 헨델의 음악은 세상을 관통하는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바흐는 바흐만의 고유한 음악영역에만 집중하여 브랜드의 차별화를 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헨델은 다양한 영역의 작품들을 만들어 고객을 만족시켰다. 바흐는 집중화, 헨델은 다각화란 브랜드로 마케팅을 해 온 셈이다. 현대의 복잡한 기업 경영에서는 전문화(집중화) 혹은 다각화 중 어느 하나만으로 성장할 수 없다. 전문화와 다각화는 양자택일의 전략이 아니다. 앞으로는 ICT에 의한 융합은 모든 분야에서 일어날 것이고, 인공지능에 의해 많은 업무가 대체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전문화가 토대가 된 다각화로 융합적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한다면 기업은 어지럽게 급변하는 환경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원제무 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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