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계은퇴론 "공동책임" 만류 기류…文 "평가, 당에 맡길것"

김종인 "文, 수도권에 큰 도움…본인이 판단할 문제"
박지원 "국민은 기억한다"…文 '두문불출' 모드 속 행보 고민

연합뉴스

입력 2016-04-14 19: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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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총선 기간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은퇴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두문불출 모드를 이어가는 가운데, 당내에서 그의 책임론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텃밭인 호남을 국민의당에 내주는 '치욕'을 겪긴 했지만, 수도권과 불모지인 영남 등 전체적으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둬 '책임'을 묻기도 애매해진데다, 분위기가 좋은 시점에 뇌관을 건드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다만 언제든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부상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물밑에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앞서 문 전 대표는 8일 광주 충장로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면 미련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더민주가 호남에서 부진하자, 당 안팎의 관심은 문 전 대표에게 '정계은퇴' 요구 등 책임론이 불거질지에 집중됐다.

그러나 14일 당내 분위기는 문 전 대표의 은퇴를 만류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우선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해 "수도권에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문 전 대표의 호남행에 부정적이던 김 대표지만, 문 전 대표의 공로를 부각시켜 책임을 덜어주는 모양새를 취했다.

김 대표는 CBS라디오에서도 "(문 전 대표가 책임을 질지는) 본인 생각에 달려있는 것이지, 3자가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이철희 선대위 종합상황실장도 TBS라디오에서 "특정인에 과도하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안된다"고 했다.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의 지원사격도 계속됐다.

문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광온 의원은 PBC라디오에서 "문 전 대표가 (국민의당의) 녹색바람 상륙을 차단했다"고 옹호했다.

정청래 의원도 트위터에 "어느 국민은 호남에서 막판 추격이 문재인의 공로라고 했다. 국민은 똑똑하다"고 남겼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광주 패배는 더민주 지도부의 공천 실패 탓이 크다"며 "문재인의 호남유세는 비호남 지역 야권 지지층을 단결시켰다"고 말했다.

이런 기류에는 누군가에게 '패배'를 추궁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총선에서의 선전이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자칫 이 문제가 갈등의 기폭제가 된다면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김영춘 당선인은 MBC라디오에서 "결과가 좋은 상황에서 문 전 대표 발언에 대해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책임론이 '유야무야'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국민의당에서는 이 소재를 두고두고 활용, 호남내 반문 정서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려는 듯한 흐름이 감지된다.

박지원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호남이 지지하지 않으면 정계를 은퇴한다고 했다"며 "국민이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곧 이어질 전당대회에서 문 전 대표의 책임론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수 있다.

김 대표도 문 전 대표의 호남방문에 대해 "(판세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며 부정적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회견에서도 "최적의 대선후보를 만들겠다"고 해,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의사퇴론과 맞물려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당사자인 문 전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도 변수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집에서 '두문불출'하다 잠깐 밖으로 나와 기자들에게 "호남이 저를 버린 것인지 더 겸허히 노력하며 기다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에 대한 평가를 두고는 "당에 맡기겠다"고 했다.

해석에 따라서는 정계은퇴 입장을 먼저 밝히지는 않겠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주위에서 호남에 다시 가라는 의견도 나온다"며 "어떻게 책임이 있는 모습을 보일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가 당분간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