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노미' 새누리, 쇄신안 못 내놓은 채 속수무책

총선 책임론·탈당파 복당·비대위 구성 놓고 벌써 정쟁 조짐
차기 전대서도 靑 쇄신론·당청 관계 놓고 논란 불붙을 듯

연합뉴스

입력 2016-04-15 16: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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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이 4·13 총선 참패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정치적 아노미'에 빠졌다.

"민심의 회초리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도 당 쇄신을 이끌 주체도, 방법도 마련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오히려 패배의 책임과 탈당파의 복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놓고 계파간 내전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당장은 패배의 후폭풍 속에 내홍은 잠잠하겠지만 이미 '정신적 분당' 상태라는 당의 갈등 봉합은 요원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우선 김무성 대표를 필두로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지난 14일 일괄 사퇴함에 따라 지도부가 와해했지만 비대위 체제 구성조차 계파간 시각차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전날 긴급 최고위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원유철 원내대표를 추대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당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의 책임자를 비대위원장으로 앉히는 데 대한 문제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김 대표는 물론 주요 대권 주자군마저 전멸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다른 대안을 마련하려 해도 당의 재건을 주도할 인물도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 이혜훈 당선인은 15일 KBS 라디오에서 "빨리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당에서 얘기하니 일정 부분 이해할 수도 있다"면서도 "새로운 지도부를 꾸리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한다면서 공천 파동과 관련이 있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부적절한 면이 크다"고 말했다.

다음달 말 또는 오는 6월 초·중순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 앞서 한 달 남짓 당을 관리할 임시 기구를 구성하고, 그 기구가 당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파열음이 불가피함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탄핵 후폭풍'으로 사멸 위기에 처했던 지난 2004년 수준으로 당이 몰락했는데도 벌써 정쟁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천막 당사를 설치하며 겉으로나마 반성의 모습이라도 보였던 당시와는 전혀 다른 판이다.

더군다나 공천 과정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에 빼앗긴 원내 제1당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한 석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일부 친박계 강경파는 여전히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사건건 정부의 철학과 역행하는 언행을 일삼은 사람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당의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세 중 당선되면 즉시 복당하겠다고 한 인사들 역시 현재는 그때와 달리 이제는 "지역민의 의견을 묻겠다"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소속이나 다른 당으로 옮기겠다는 의사라기보다는 최대한 몸값을 올려 보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양대 계파는 총선 패배의 책임 소재를 놓고도 상대방을 향해 서로 손가락질하고 있다.

친박계는 김 대표의 '옥새 투쟁'이 공천 전체를 막장으로 몰고 가면서 부산을 포함한 영남에서 야당의 침투를 허용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비박계는 '진박(진짜 친박근혜) 감별사'까지 앞세워 민심과 동떨어진 후보를 공천한 게 원인이라고 맞서고 있다.

연장 선상에서 청와대 쇄신론과 당·청 관계를 놓고도 양측은 향후 조기 전당대회 과정에서 격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박계는 '소통 부재'라는 지적을 받았던 청와대의 변화를 위해 인적 쇄신과 수평적 당·청 관계에 대한 목소리를 낼 주자를 요구하고 있지만 친박계는 박근혜 대통령을 엄호하면서 집권 하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 인물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