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다문화·4] 광주지역 '중국 출신 우먼파워 4인방'

"초롱초롱 애들 눈망울에 편견 딛고 '한·중가교' 이어요"

이윤희 기자

발행일 2016-04-26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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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다문화-광주3
광주지역 '중국전도사 4인방'인 박연옥, 강릉연, 허향선, 김화(왼쪽부터)씨가 지난22일 광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2층 회의실에서 교구를 만들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사진 촬영에 응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市 외국어지도자 양성과정 수료
학교등 中문화·언어 교육 맹활약
"소모품 취급땐 속상" 하소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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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지역 어린이들에게 '중국' 열풍이 거세다.

이러한 바람을 몰고 온 이들은 한국에서 가정을 꾸린 뒤 광주에 정착해 자칭 '중국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는 중국 출신 미모의 다문화 4인방 때문이다.

광주시에서 진행한 외국어지도자 양성 과정을 마치고, 올해 초 '레인보우 교육사업단'을 통한 취업에 성공해 중국문화를 알리는 것은 물론 언어교육에도 열정을 쏟고 있는 박연옥(44), 김화(42), 허향선(35), 강릉연(34) 씨 등 우먼파워 4인방의 좌충우돌 활동기를 들여다봤다.

한국에 놀러 왔다가 친구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7살 쌍둥이를 키우며 어느덧 10년차 한국 아줌마가 된 김화(42)씨.

지난 2013년 광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외국어지도자 양성과정의 1기 수료생이기도 한 김씨는 처음부터 한국 생활에 만족했던 것은 아니라고 털어놓는다.

"지금은 큰 만족감을 느끼지만 처음엔 남편 밖에 의지할 사람이 없고 낯선 곳에서 생활한다는게 쉽지는 않았다"는 그녀.

하지만 "한국인의 친절이 어려움 없이 한국에 정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한다. 특히 "한국이 중국보다 여성들이 나와서 할 수 있는 게 많고, 호의적이라 사회진출에 대한 부담도 적었다"고 한다.

한국인의 친절 얘기가 나오자 한국생활 10년차의 박연옥(44)씨가 공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부모가 재중교포라 한국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었음에도 중국과 다른 한국인의 친절에 느끼는 바가 많았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기관이나 기업 등의 친절함에 너무 놀랐다. 너무나도 따뜻하게 대해 줬던 게 인상적이고, 하다못해 통화하며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도 전화를 끊고 알려줄 만큼 다들 친절했다"며 "중국에서는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는데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며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친절과는 무관하게 외국인을 대함에 있어 보이지 않는 편견같은 것이 존재하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외국인, 특히 중국인을 대하는데 있어 일종의 편견이 있는 것 같다"는 박씨는 "일단 중국인이라고 하면 무시하는 경우가 있어 종종 상처를 받게 된다"고 토로했다.

중국인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지난 2007년 한국에 정착하게 된 강릉연(34)씨는 지난 2013년까지 회사를 다니다 육아문제로 공백기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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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광주생활은 답답하고, 생소하고 외로웠지만 같은 중국 출신 다문화가정과 친분을 쌓으며 어려움이 줄었다"며 "최근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중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아 강사까지 도전하게 됐다"고 말한다.

9살과 6살짜리 형제를 두고 있는 강씨는 주부이다 보니 물가에도 예민하다. "예전엔 한국의 물가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중국 물가가 많이 올라 많이 비슷해진 것 같다"면서도 "한국은 사교육비가 만만치 않아 아이 둘을 키우는 입장에선 부담이 크다"고 털어놓는다.

취업 목적으로 한국에 왔다가 4년전 남편을 만나 광주시 회덕동에 자리잡은 허향선(35)씨도 사교육비 고충에 공감을 표했다.

4살짜리 아들을 키우고 있는 그는 "주변에서 둘째계획이 없느냐고 물어보곤 하는데 사교육비가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와 무턱대고 아이를 낳을 순 없다는 생각에 둘째에 대한 계획은 접은 상태"라며 씁쓸함을 전했다.

올해 초 운전면허를 취득한 허씨는 요즘 더 힘든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분명히 '초보운전'이라고 붙였는데도 뒤에서 바짝 붙거나 빨리 가라고 재촉하는 경우가 많고, 난폭운전자들도 심심찮게 본다"고 하소연한다.

그러자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는 다른 3인방도 맞장구를 치고 나섰다.

강릉연 씨는 "한국은 유난히 급하게 운전하는 차량들이 많은 것 같다. 주행할 때는 큰 문제가 없는데 끼어들기할 때 잘 양보를 해주지 않아 힘들었던 경험이 많다"고 토로하자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지 격한 반응으로 공감했다.

중국어 교구를 만들며 인터뷰에 참여했던 이들은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이 없느냐고 하자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광주시의 지원을 받아 관내 어린이집 등에 중국문화 및 중국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데 일부에서 강사를 소모품처럼 대하는 경우가 있어 속상하다는 것이다.

"사실 저희가 강사이긴 하지만 한국과 중국을 잇는 전도사로 생각하고, 보다 중국을 재밌고 알차게 알리려 하는데 일부 차갑게 대하는 시선을 느낄 때면 속상하기도 하다"며 "그럼에도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우릴 맞아주는 아이들을 보면 힘이 나고, 앞으로 더 열심히 교구도 개발하고 연구해 재밌는 시간을 만들어나가겠다"고 전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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