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진 칼럼] 흙수저 모여서 노래하자!

홍창진

발행일 2016-05-03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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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죄도 부끄러운 일도 아냐
우리는 잘못한게 하나도 없기에
정의롭고 부모를 사랑하는 효자
형제 걱정하는 아름다운 사람들
서로 격려하고 더 사랑하며
주어진 행복을 포기하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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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일전에 SNS를 통해서 어떤 실험 하나를 본 일이 있습니다.

미국의 가난한 지역 5세 어린이 3명에게 물었습니다. "본인들이 지금 제일 갖고 싶은 물건이 무엇이냐?" 그랬더니 각각 바비인형, 로봇, 게임기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그 물건을 그 어린이들 앞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사회자가 "너희 엄마들이 갖고 싶은 물건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각각 커피머신, 대형TV, 청소기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물건들도 가져다 놓았습니다. 잠시 시간을 보낸 후에 사회자가 말했습니다. "이 물건중에 너희는 하나만 가질 수 있단다. 어느 것을 택하겠니?"라고 물었습니다. 어린이들은 눈물을 글썽이긴 했지만 모두 엄마가 원하는 물건을 선택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사회자가 "어린이 여러분! 두 가지 물건 다 가져도 좋습니다"라고 얘기했을 때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5세 아이들조차도 가난하지만 부모의 가난을 탓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여워하고 안타까워합니다. 하물며 청년들이 부모의 가난을 탓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작금에 흙수저 운운하는 정황은 절대로 부모를 탓하는 것도 아니고 돈 많은 부자를 시샘해서도 아닙니다. 재산 가진 사람들을 약간 부러워해도 불만은 없습니다. 단지 흙수저의 불만은 벌어도 벌어도 모이지 않는 소득불균형에서 오는 것입니다.

물론 똑같이 받아야 한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나 그 격차가 희망을 포기할 정도라면, 불의, 즉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지금 가난한 젊은이들은 이런 현상에 화가 나는 것입니다.

가난이 무슨 죄입니까! 가난은 죄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닙니다. 비록 가난하게 태어났어도, 그래서 학교 교육을 좀 덜 받았어도, 그래서 부자 자녀들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시간 외 근무에 휴일도 없이 일해도 소득 격차가 심한 것은 너무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일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는 잘못한 것이 한 개도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한히 정의롭고 부모를 사랑하는 효자이고 형제들을 걱정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나름 자기 계발도 하고 내 인생을 너무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의기소침할 이유가 없습니다. 잘못이 있다면 우리 자신 외에 다른 곳에 있습니다. 사회의 구조적 모순 등 여러 가지 이유야 많이 있겠죠! 그러나 먼저 그런 문제에 분석보다는 우리 스스로 활기를 먼저 찾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흘러가는 인생, 이것저것 분석하며 보내기에는 너무 아깝습니다. 문제 해결도 즐기며 누리며 해야 합니다.

적어도 잘못한 거 없고 정의로운 우리끼리 자주 모입시다! 사람은 모여야 기쁜 존재들입니다. 자주 모여서 우리 서로 서로에게 격려하고 기쁨을 나누며 우리의 기상을 드높입시다.

휴일에 집에만 있지 말고 동네 공원에 모여서 족구도 하고 농구도 하면서 일단 신나게 의기투합해야 합니다. 안주가 부실하면 어떻습니까? 막걸리 한잔 하고 으쌰으쌰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시대는 임금 격차 줄이자고 목소리 좀 높여도 됩니다.

물론 시간 많이 걸리겠지요. 경우에 따라서는 그런 날이 안 올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잘 난 것은 그 여정을 즐길 줄 아는 여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충분히 정의롭고 사랑 가득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 흙수저 여러분! 우리 가난하다고 행복을 포기하지 맙시다. 더 정의롭게 살고 더 사랑하며 삽시다.

/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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