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칼럼] '법의 날'을 기념하며

박영렬

발행일 2016-05-04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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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만 주장하고 상대방 배려안해 사회갈등 촉발
구성원간 경쟁 너무 치열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
서로 법과 질서 철저히 지키고 역지사지 자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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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렬 법무법인 성의 대표변호사
지난 4월 25일은 제53회 '법의 날'이었습니다. '법의 날'은 1958년 미국 변호사협회장 찰스 라인의 제창에 따라 당시 사회주의국가의 '노동절'에 대항하는 의미로 처음 제정된 뒤, 1963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법의 지배를 통한 세계평화대회'에서 세계 각국에 '법의 날' 제정을 권고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1964년 4월 30일 국회의 건의를 거쳐 대통령령 제1770호로 5월 1일을 '법의 날'로 제정, 공포하였습니다.

그 후 정부는 2003년 기존의 5월 1일이던 '법의 날'을, 1895년 구한말 당시 근대적 사법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재판소구성법' 시행일인 4월 25일로 변경한 뒤, 정부행사 간소화 방침에 따라 대한변호사협회와 법무부 주관 하에 격년제로 법조계 대표들의 기념사, 훈·포장 시상식을 비롯하여 어린이 1일 법체험교육, 음악회 등의 문화행사를 개최해 오고 있습니다.

인간은 본래 불완전하고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어느 사회든지 사회를 구성하는 개인과 단체들 사이에는 항상 갈등이 있기 마련이고,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갈등은 조기에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개인 간에는 주먹질이, 국가 간에는 전쟁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나 인간은 신에 비해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갈등을 평화적 합리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지적, 이성적 능력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간사회에 존재하는 갈등으로부터 분출된 분쟁을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성적, 평화적으로 해결하여 사회갈등을 해소하는데 조력하는 것이 법조인의 사회적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법이라는 것은 결국 사회구성원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상식과 규율을 성문화한 것으로서 그 저변에는 아마도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공자님은 '논어' 이인(異仁) 편에서 "방어리이행이면 다원이라(放於利而行, 多怨)", 즉, "사사로운 욕심을 좇다보면 많은 원한을 사게 마련이다"고 말하였고, '논어' 위령공(衛靈公) 편에서는 그 제자인 자공(子貢)이 평생 실천해야 할 한마디가 무엇인지를 묻자 "기서호인져, 기소불욕 물시어인이라(其恕乎, 己所不欲 勿施於人)", 즉, "그것은 바로 관대함(용서)이다.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은 남에게도 강요하지 말라"고 말하였습니다.

성경에도 예수님은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장 12절)고 말씀하신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사회에서 항상 요구되어 오던 덕목으로서 누구나 다 아는 양심의 명령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공자님이나 예수님의 위 가르침은 사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역지사지'의 자세와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사회의 대부분의 갈등은 어느 일방이 또는 쌍방 모두가 내 것만 주장하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데서 비롯되고, 그 결과 수년간에 걸친 지루한 송사로 이어지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범죄를 저질러 형벌을 받기도 합니다.

이에 대하여 어떤 이는 우리 사회가 너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이 유난히 많다고도 이야기하지만, 2천여년 이전에 이미 공자님과 예수님이 모두 같은 말씀을 하신 것을 보면 이러한 현상은 비단 오늘날의 우리 사회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결국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사회에서든지 항상 존재해온 개인 간의 갈등과 사회 내 갈등을 해결하는 길은 사회구성원 서로 간의 약속인 법과 질서를 보다 철저하게 준수하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방의 입장을 한번 더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라고 할 것입니다.

제53회 '법의 날'을 계기로 우리 사회가 법과 질서가 지켜지는 한 차원 더 높은 성숙한 선진사회로 나아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영렬 법무법인 성의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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