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가정의 달에 새겨보는 童心

손수일

발행일 2016-05-09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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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신록속 따사로운 햇살과
상쾌한 바람이 축복 쏟아내는 5월
해맑은 어린이 마음으로 돌아가
내곁에 머무르지만 곧 떠나버릴
애틋한 자녀·부모·스승·제자에
아름다운 감사 인사 건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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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
계절의 여왕 5월은 가정의 달이다. 5일 어린이날을 지나 8일 어버이날, 15일 스승의 날이 연이어 있다. 어린이를 보살피고, 부모·스승을 공경하는 정신과 실천을 일깨운다.

오늘날 어린이는 존중되며 사랑받기보다는 대부분 부모의 과욕으로 과중한 학습에 내몰리거나 결손 또는 빗나간 부모로부터 학대·방임 당하며 아동인권 침해로 인한 불법행위 사례들도 빈번해 지고 있다. 어린이란 말을 처음 짓고 보급한 소파 방정환 선생은 천도교사상에 입각해 어린이는 곧 하늘(童乃天)이라 했다. 어린이는 민족의 희망이자 미래 그 자체이며 대우주 뇌신경의 끝은 늙은이에게도 젊은이에게도 있지 아니하고 오직 어린이들에게만 있다고 갈파하셨다. 예수님도 어린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셨다. 어린이의 맑은 눈으로 세상의 아름다움을 비추는 마음이 없이는 천국에 이를 수 없다는 말씀이다. 어린이날을 맞으며 어린이는 부모의 소유 물건이나 기성사회의 주문품이 아님을 상기하고 내일의 주인공에게 자유로운 영혼과 개성을 펼칠 시간과 공간을 돌려주어야 한다.

부모는 내가 세상에 나온 통로이자 뿌리이다. 나의 뿌리를 소홀히 하고서 내가 세상에 존립할 수 없다. 효행과 부모공경은 일찍이 모세 10계명, 유교의 효경과 불교의 부모은중경에서 으뜸가는 계율로 강조돼 왔다. 유교의 효경에 따르면 부모는 하늘이 내리신 분으로 부모를 공경함이 곧 하늘을 공경함이 되니 경친(敬親)과 경천(敬天)은 하나이다. 부처님이 설한 '불설대보부모은중경(佛說大報父母恩重經)'은 효성 깊은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를 위해 세운 용주사 은중경 탑에 잘 새겨져 있다. 부모 십대은(十大恩)은 ①어머니 태에 품은 은혜 ②해산날에 고통을 이기시고 ③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으며 ④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어 먹이고 ⑤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며 ⑥젖을 먹여서 기르시고 ⑦손발이 닳도록 씻어주시며 ⑧길을 떠날 때 걱정하시고 ⑨자식을 위해 나쁜 일까지 마다 않고 ⑩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이다. 이러한 부모의 은덕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서 수미산(須彌山)을 백천번 돌더라도 다 갚을 수 없다.

스승의 날은 1950년대 충청도 여자중·고등학교에서 선생님 위문과 위로 활동을 했던 것이 계기가 되어 1965년부터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로 변경돼 현재까지 학교 및 교육단체 별로 스승의 날 기념행사를 실시하며 유지되고 있다. 부모가 나의 육신을 주셨다면 스승은 나의 영혼과 정신을 기르는 은인으로 좋은 선생과 제자가 만나 지혜와 지식을 전수한다는 것은 인생의 크나큰 축복이지만 이 나라에 사도(師道)가 땅에 떨어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동서고금 진실하게 눈 뜬 자만이 참 스승이 되고 제자가 되는 축복을 누릴 뿐이다.

하느님이 세상에 제일 먼저 세우신 공동체 가정은 모든 공동체의 기본이 된다. 로마제국 붕괴의 원인도 가정의 붕괴로부터 시작됐다. 하늘 땅 사람(天地人)의 무궁한 조화원리를 설하는 주역(周易)은 가정의 도리에 관해 37번째 괘인 풍화가인(風火家人) 괘에서, 남녀가 안팎의 바른 위치에 처함이 천지의 큰 뜻이고, 부자·형제·부부가 올바른 관계를 지켜 바른 가정이 천하의 기본이 된다고 설명한다. 공자님은 주역의 가르침에 따라 가정을 바르게 하지 못하고 나라를 다스리거나 천하를 평화롭게 할 수 없다고 하셨다(修身齊家治國平天下).

푸른 신록 속에 따사로운 햇빛과 상쾌한 바람이 축복을 쏟아내는 오월, 고단한 일상에 지친 심신을 가다듬고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어두워진 본래의 시력이 회복되기를 희망해 본다. 내 곁에 살아있는 천지 자연, 크고 작은 인간관계의 대하(大河) 속에 이 순간 내가 존재하는 무한한 은혜를 깨닫고 감사한 마음을 회복하는 가정의 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어린이처럼 해맑은 동심으로 돌아가 내 곁에 아직은 머물러 있지만 조만간 떠나버릴 애틋한 자녀, 부모, 스승, 제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아름다운 오월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손수일 법무법인 로쿨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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