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21세기 실크로드로 떠나는 한국음식

김재수

발행일 2016-05-12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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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젊은층 한국요리에 관심
식품시장 성장잠재력 높아
도내 우수농식품 진출 기회
드라마·영상콘텐츠 등 인기
경기도, 문화한류 열풍 활용
음식문화 알리는데 적극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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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실크로드는 고대 중국과 서역 국가 사이에 비단을 비롯한 여러 가지 농산물, 가공품 등의 무역이 이루어지던 길이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역사를 아우르는 교류의 장이다. 총 6천400㎞에 이르는 실크로드의 중간에 페르시아가 있고, 당시 고대 신라왕국도 페르시아와 교역한 역사가 있다. 페르시아의 후예가 이란이다.

1962년 우리나라와 이란이 수교를 체결한지 올해로 54년째이다. 서울 중심에는 이란의 수도명을 딴 '테헤란로'가 있고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는 '서울로(Seoul Street)'와 '서울공원'이 있을 정도로 한-이란 교류는 역사가 깊다. 건설, 전자,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있었으나 최근에는 중동에서 '한류' 열풍을 꽃피운 곳이 이란이다. 드라마 '대장금'은 이란에서 시청률 90%에 달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조선시대 수라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만큼 한국음식과 한국식당의 인기도 높아졌다. 정치, 사회, 종교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으나 이란과 우리나라 사이에 문화적 동질성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최근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조치가 풀리면서 이란이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 이란 수출실적은 지난해 37억6천만 달러, 수입액은 23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순방으로 양국 교역 확대의 토대가 마련됐다. 우리나라의 경제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기대도 높다. 필자는 경제사절단으로서 이란에서 한식 요리교실, 현지 유통업체와의 업무협약 체결, 바이어 초청 상담회 등을 추진하고 이란 현지 식품시장도 둘러보았다. 이란은 '먹거리 교역'을 증진시키기 위한 좋은 나라임을 확신했다. 우리 농식품의 이란 수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4천750만달러, 수입은 368만달러 수준이다. 양국의 전체 교류액에 비하면 작은 규모이나, 앞으로 양국간 교류가 활발해지면 식품 교역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이란은 농작물 생산이 풍부한 농업국가이나 식문화나 식습관은 우리와 차이가 있다. 전통적으로 자국산 식재료와 조리법을 고수하는 편으로 가족들끼리 집에 모여 식사를 하는 문화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이란은 생소한 농식품에 대해 폐쇄적인 편이다. 따라서 단기간 내 한국 농식품의 이란 진출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변화의 움직임도 있다. 전체 인구에서 1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으며, 젊은 청년층은 새로운 음식에 개방적이다. 김치나 김밥 요리교실에서 보인 이란 소비자들의 관심이 잘 보여준다. 이란 식품시장은 성장잠재력이 높다. 이란의 식품시장을 철저히 분석하고 한식의 건강한 이미지를 적극 홍보한다면 한국식품의 이란시장 진출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최근 음료, 면류, 소스류, 냉동식품 등 다양한 한국 식품이 중동지역에 수출된다. 잘 알다시피 중동에 식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할랄(Halal)' 인증이 필수이다. 국가별로 기준도 다르고 까다로우며 비용과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에 중소식품기업이 할랄인증을 받기는 쉽지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2013년부터 할랄식품 실태조사, 교차인증 지원 등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현재 할랄인증을 받은 한국식품이 약 500여개 제품에 이른다.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때문에 종교에 관계 없이 할랄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필자는 유럽이나 미국 출장 시 현지인들이 할랄식품을 찾는 것을 자주 보았다. 세계적 식품기업들도 오래 전부터 할랄 식품시장을 공략해오고 있다. 세계 최대 식품기업인 네슬레는 1980년대부터 할랄 전담팀을 구성하여 준비했다. 최근 국내 식품기업들도 할랄전용 생산시설을 갖추는 등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도의 우수 농식품도 이란 식품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 지난해 경기도 농식품 수출액은 사상 최초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한국 드라마, 영상콘텐츠 등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은 좋은 기회다. 이제는 한국 식품 차례다. 문화한류 열풍을 적극 활용하여 이란에 한국식품과 식문화를 알리는데 경기도가 앞장서자. 고대 '실크로드'가 당시 세계무역의 가교 역할을 한 것처럼 '21세기 신(新) 실크로드'를 통해 중앙아시아에 한류와 한국식품 열풍을 불어넣자.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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