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詩, 인천을 짓다·6] 이생진作 '식후경-호룡곡산'

인천대학교·경인일보 공동기획

정진오 기자

발행일 2016-05-19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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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경-호룡곡산

아,
올라오길 잘했다
눈을 속여서는 안 되지만
눈을 굶겨서도 안 된다
식후경食後景이란
눈을 굶기고 입만 먹으라는 말이 아니다
시가 배부르려면
눈이 잘 먹어야 한다
요즘 나는 밥보다 시를 먹는 기분이다
이렇게 쓰며 호룡곡산 정상에 올라
눈에게 식사 대접한다

-이생진(1929~)

우리의 대표적 섬 시인이 인천의 작은 섬 무의도 호룡곡산에 올라 얼마나 눈 호강을 했으면 눈에게 잘 먹였다고 했겠나 싶다. 늘 가시권에 놓인 인천국제공항 영종도에 잇닿아 있는 섬 무의도에만 가도 시인처럼 특별한 눈맛을 경험할 수 있다. 도심에 찌든 눈을 잠깐이나마 쉬게 하려거든, 근시안적 생활에 지쳐 가까운 곳이 안 보이기 시작한 늙어가는 눈에게 새참한 먹거리를 선물하고 싶다면, 일단 한 번 올라 볼 일이다. 눈이 불러 내려오기 싫을지도 모른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

※ 위 시를 읽고 감상문을 보내주시면 선정과정을 거쳐 인천대학교 기념품, 또는 경인일보 특별취재팀이 지은 책 '한국문학의 산실, 인천문학전람'을 드립니다. 감상문 작성은 경인일보 홈페이지(www.kyeongin.com) '인천의 시, 인천을 짓다' 배너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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