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 화성 향남읍 웨딩뷔페 '컨벤션 더힐' 안효철·김인순 대표

나눔의 행복 부창부수
봉사 활동에선 경쟁자

배상록 기자

발행일 2016-05-31 제10면
글자크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링크
  • 메일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메일전송
KakaoTalk_20160530_131852664
십수년째 어려운 이웃들에게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는 화성 컨벤션 더힐 안효철-김인순 부부. 화성/배상록기자 bsr@kyeongin.com

개업식 대신 홀몸노인 200여명 음식대접
밴드공연·소년소녀가장 해외봉사 지원
부인도 무료결혼식등 앞다퉈 이웃 사랑


자신의 역량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재능기부라고 한다면 화성 향남읍 웨딩뷔페 '컨벤션 더힐' 공동대표인 안효철(56) 김인순(51) 부부의 기부활동은 그 폭과 양에서 가히 재능기부의 '종합선물세트'라 불릴 만하다.

3·1만세운동 현장인 화성 제암리, 한적한 농촌마을 야산자락에 자리한 웨딩뷔페에 그동안 이 부부로부터 각종 행사의 주빈으로 초대받은 사람들은 소년소녀가장부터 장애인, 탈북주민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차다.

안씨 부부가 자신들의 웨딩 사업장을 소외 이웃들과 공유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02년부터. 거창한 개업식 대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홀몸노인 200여 명을 초청해 음식 대접을 한 게 발단이 됐다.

집으로 돌아가던 노인들이 부부를 끌어안으며 흘린 눈물은 '그저 좋은 마음으로' 일을 벌였던 부부의 가슴을 더없이 뜨겁게 하는 불쏘시개가 됐다. '단지 가진 걸 조금 나눴을 뿐인데 분에 넘치는 인사를 받으면서 거꾸로 세상을 가치 있게 사는 게 무엇인지를 배우게 됐다'는 것이다.

수년째 이어져 온 장애인 초청행사도 이 부부를 '봉사중독'에 빠지게 하는 데 한몫 했다. 거동이 불편한 아이들은 부모를 자리에 앉혀 놓은 채 직접 뷔페음식을 접시에 담아 전해드렸고, 이들의 힘겨운 셀프서비스가 이어지는 동안 식당은 일순 눈물바다가 돼 버렸다.

향남 토박이인 안씨는 고향 친구들과 함께 음악 밴드 '죽마고우'를 결성해 소외시설 방문 콘서트를 열고 있다. 2011년부터는 공연을 통해 모인 성금으로 소년소녀가장들과 함께 해외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도움을 받기만 하던 아이들에게 반대로 나눔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고 싶어서다.

대학원에서 '사회적 기업'을 공부하고 있는 부인 김씨도 봉사활동에서만큼은 남편과 한 치의 양보 없는 '경쟁자'다. 매년 10여 쌍의 외국인 근로자와 탈북자, 장애인 부부에게 무료 결혼식을 제공해 왔고, 요즘엔 웨딩홀 한쪽에 예쁘장한 야외예식장을 꾸며 작은 결혼식, 착한 결혼식을 유치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40여 개 봉사단체에 내는 기본 회비만 월 수백만 원인 이 부부가 정작 아들(28)이 대학에 다닐 때엔 단 한 푼의 등록금도 용돈도 보태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주변에 그리 많지 않다.

공부를 싫어했던 아들 때문에 속을 끓였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봉사활동 현장을 찾아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손을 잡아주신 기억을, 있는 그대로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화성/배상록기자 bsr@kyeongin.com

배상록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