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가좌중 펜싱부 '金보다 값진 동메달'

팀 해체위기 넘어 '기적을 만들다'

김명래 기자

발행일 2016-06-07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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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좌중학교 펜싱부15
가좌중학교 펜싱부가 비인기 종목이라는 인식과 다목적강당에서 더부살이 훈련을 하는 등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소년체육대회 펜싱 플뢰레 남자중학부문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 사진은 가좌중 펜싱부 선수들이 엄진용 코치의 지도를 받는 모습.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비인기 종목' 열악한 지원
연습장없어 더부살이 훈련
부원 줄며 '팀 해산설' 나와
감독·코치 피나는 재건노력
1년만에 전국대회 큰 성과

제45회 전국소년체육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 펜싱 플뢰레 남자중학부 준결승전에 출전한 인천 가좌중학교 펜싱부는 부산 초연중학교에 패배하고 결승으로 향하는 길목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가좌중 펜싱부의 열악한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은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이라고 말했다. 팀해체 위기가 불거지고 1년만에 거둔, '놀라운 결실'이라는 것이다.

가좌중학교 펜싱부는 1988년 창단했다. 우수한 선수와 지도자를 다수 배출한 유서 깊은 팀으로, 현 펜싱 플뢰레 국가대표 김효곤(26) 선수도 가좌중 펜싱부를 거쳤다. 하지만 소위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원은 늘 부족했다.

전용 연습장도 없어 다목적 강당의 한 귀퉁이에서 '더부살이 훈련'을 해야 했다. 10명 이상이던 부원은 지난해 4명까지 줄었다. '팀 해체'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부임한 최용운(55) 체육부장은 엄진용(32) 코치와 힘을 합해 '펜싱부 재건 작업'을 시작하며 선수 모집에 나섰다. "기능인으로서 출세하는 길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책임지겠다"는 최 부장의 말에 자녀의 펜싱부 가입에 고개를 갸우뚱하던 학부모들도 마음을 돌렸다고 한다.

가좌중 펜싱부원이 10명까지 늘었고, 지난해 전국대회에서 3개의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해 소년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4명 중 절반은 지난해 펜싱부에 가입한 학생들이다.

무엇보다 펜싱을 배운 아이들이 꿈을 갖게 된 것이 큰 수확이라고 최 부장과 엄 코치는 말했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주위를 겉돌던 아이들에게 목표가 생긴 것이다. "신기해 보여서" "누나가 펜싱을 하고 있어서" "감독님의 권유로" 플뢰레 검을 잡은 아이들은 매일 아침일찍 학교에 나와 운동장을 뛰고, 학교가 끝나고 밤 10시까지 기량을 연마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설계했다.

주장 이진우(16) 군은 "펜싱을 열심히 배워 국가대표가 되고, 펜싱 특기자로 상무(육군체육부대)에 입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엄진용 코치는 "올해보다 내년 성적이 더 기대된다"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낡은 장비를 개선하고 전용 연습장을 마련하는 일은 풀어야 할 과제다.

학교 구성원들의 관심과 격려가 펜싱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올 초 부임한 김웅기 교장은 펜싱부의 기량 향상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정영신 가좌중 운영위원장은 "전용 연습장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전용 연습장 건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명래기자 problema@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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