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공공미술이 말을 거네

원제무

발행일 2016-06-08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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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공공미술 작품들이
우리 마음을 사로 잡으려면
옛 것을 현대적으로 재창조
세월이 흘러도 생명력 있는
깊은 맛과 아름다움으로
삶속 곳곳에 스며들어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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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무 한양대 교수
사람에게만 첫눈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발견한 공공미술(Public Art)작품에 홀딱 반하기도 한다.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에 들어선 미끈하고 고혹적인 무게 110톤의 '크라우드 게이트(Cloud Gate)'라는 공공미술품이 방문자를 투명하고 파란 하늘 속으로 이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등장하는 이탈리아 베로나의 '줄리엣의 집' 이층의 밋밋한 발코니가 로맨틱한 공공미술이 되어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독일작가 훈데르트바서는 유럽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쓰레기 소각장과 열병합발전소를 공공미술로서 친환경적 공간으로 바꾸어 버렸다. 수원 도심 속에 자리 잡은 화성성곽은 역사, 혼, 끼의 전율을 느끼게 한다. 성곽이란 공공예술품은 방문자들에게 감성의 꽃을 피워주고 사유의 씨앗을 심어준다.

공공미술은 말 그대로 공공을 위한 미술이다. 공동체의 가치와 공공적 의미를 지니는 미술인 것이다. 공공미술은 공공공간이라는 특수성을 살려 이야기가 있는 장소로 탈바꿈시키는 수단이 된다. 공공미술의 대상은 조형물, 간판, 건축물, 벽화, 가로등, 벤치, 공중전화부스 등 우리의 일상적 삶의 주변에 널려있다. 이런 맥락에서 공공미술은 공공장소의 미술인 것이다. 애초부터 지금까지 공공미술이라고 불러왔지 공공디자인이란 용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서울시에 공공미술이 도입되면서 어느 날 갑자기 공공디자인으로 바뀐 것이다.

요즘 포스트모던 속에서 세계 도시들의 화두는 공공미술이다. 단연 '공공시설의 예술화'이다. 이런 흐름은 사람들에게 공공미술을 공공성을 지닌 예술품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심화시켰다. 공공미술이 대박을 터트리기 위해서는 장소성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

창조성이 스며있는 공공미술이 역시 보는 이들의 마음을 끈다. 그러면 창조력, 상상력의 원천은 어디서 오는가. "단순함이다", "아름다움이란 편안한 것이다." 단순함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해 준다.

우리네 공공미술 작품은 모방 작품이 많다. 그만큼 우리의 세대정신을 선도하는 창의력이 약하다. 국내의 유명한 공공미술들은 거의가 외국인 작품이다. 끊임없이 망치질을 하는 서울 흥국생명빌딩 앞의 '망치질하는 남자(해머링 맨)'의 작가는 조나단 보롭스키이다. 신세계백화점 트리니티 가든에 설치된 380억 원짜리 공공미술품인 '세이크리드 하트'는 제프 쿤스가 만들었다.

경기도도 세계도시와 견줄만한 경기도 내 도시들을 위하여 글로벌공공디자인 관점에서 공공디자인의 기본요소를 구체화시켜 세부지침을 마련하였다. 이런 지침은 경기도 31개 시·군의 공공건축물과 도시기반시설물, 가로시설물 등을 디자인 하거나 설치, 운영하는데 커다란 초석이 될 것이다.

어차피 공공미술의 해석은 어느 정도 관람자의 자유이자 몫이다. 볼수록 마음에 끌리는 공공미술작품은 그 장소를 둘러싼 혼과 끼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우리의 전통과 장소성에 기대어야 한다. 옛날 것이 오늘날 다시 창조적으로 전해져야 세월이 가도 살아남는 생명력 있는 공공미술이 된다. 새 것 만으로는 어딘가 허접하다. 옛날 것에 기반을 두어야 맛이 있고 깊이가 있다. 우리 것들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재창조하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면 변함없는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를 '뿅'가게 만드는 공공미술만이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공공미술은 도시환경과 공간, 그리고 장소의 여러 부분을 담는 관계의 미학이다. 공공미술과 같은 예술은 미술관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공공미술은 우리 삶 속 곳곳에 스며들어 가야한다. 우리 도시들도 공공미술로서 도시 전체가 미술관이 되는 날을 고대해 본다.

/원제무 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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