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대기환경 개선과 '물'

최계운

발행일 2016-06-15 제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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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차·화력발전소·공사장 등
한반도 뒤덮은 미세먼지로 불안
고층빌딩에서 물 뿌리거나
살수차로 제거하는 방식 좋을듯
사용하는 물은 환경·비용 고려
빗물·재활용수 쓰는게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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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계운 아시아물위원회 회장·인천대 교수
최근 필자를 생각에 잠기도록 이끈 뉴스가 하나 있다. OECD에서 발표한 '더 나은 삶의 질 지수' 관련 뉴스였다. 이 지수는 주거, 소득, 직업, 교육, 환경 등 11개 부문을 평가해 국가별 삶의 질을 가늠하는데, 우리나라는 조사 대상 38개국 가운데 28위였다. 필자가 특히 놀란 것은 우리나라 환경이 37위, 끝에서 두 번째라는 점이었다. 국제기구의 평가 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겠으나, 이 발표가 미세먼지나 이른 폭염 등 우리 현실에 비추어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어 마음이 적잖이 불편했다.

한반도 상공을 뿌옇게 뒤덮은 미세먼지는 사람들에게 많은 괴로움, 커다란 불안감을 준다. 해마다 봄철이면 되풀이되는 황사와도 다른데다가, 그 원인이 중국발 스모그만이 아니라는 것도 밝혀졌다. 여론이 들끓었고 경유차, 화력발전소, 공사장 비산먼지 심지어 고등어구이까지 수많은 물건과 현장이 주범으로 지목되었다. 관계기관 등에서 다양한 대책을 연이어 발표하였지만, 보다 명확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된다.

우리 경인지역은 대기상태에 특히 민감하다. 누구보다 맑고 깨끗한 하늘을 소망한다. 대한민국의 대표 관문인데다 오랫동안 황사에 시달려와서다. 여기에 미세먼지 문제가 새로 부각되면서 주민들의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이 가까운 지정학적 위치 외에도 화력발전소가 많고 제조업이 몰려있으며 화물차와 경유차 운행이 잦기 때문이다. 물론, 중앙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중국과의 환경외교, 화력발전소 폐쇄, 경유차 감축, 환경 부담금 등 각종 대책이 강구되고 있기는 하다. 이런 노력이 결국 성과를 거둘 것을 믿지만, 이와 더불어 '환경을 살리는 물의 역할'에도 새롭게 주목해 볼 것을 제안한다.

실생활에서 먼지는 보통 물로 씻어 없앤다. 미세먼지도 고층빌딩 옥상에서 스프레이 형태로 물을 뿌려 국지적으로나마 농도를 낮추거나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살수차로 도로 등의 비산먼지를 없애는 방법도 여전히 유효하다. 물론 이 때 사용하는 물은 환경적, 비용적인 면을 고려하여 빗물이나 재활용수 등을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현실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인공강우를 활용하는 방안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검토할 만하다.

전력수요 등에 비추어 지금 당장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점진적으로라도 이를 태양력, 풍력, 조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바꾸어 나가야만 한다. 다행히 우리지역은 호수와 바다 등 물이 풍부해서 신재생에너지의 활용 조건이 매우 유리하다. 현재 시화호 등에서 이러한 노력이 실제 진행 중이나 이를 보다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차량 배기가스 배출억제 없는 미세먼지 대책은 부족해 보인다. 현재 경유차 규제 등의 여러 대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보다는 사용연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안이 더욱 바람직해 보인다. 전기차가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전기는 여전히 발전소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우리는 물 즉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차 개발과 활용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관련 기술개발 등 더 많은 노력이 따라야 하겠지만, 이는 미래시장 선점 차원 등에서도 꼭 필요한 일로 생각한다.

물은 생명체를 채우는 가장 중요한 물질이다. 이는 사람 몸의 대부분이 물로 구성돼 있는 사실로도 잘 알 수 있다. 실제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는 것만으로도 미세먼지로 인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대기환경을 개선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된 오늘날, 먼지의 발생 자체를 줄이고 이미 발생한 먼지를 효과적으로 없애고 정화하는 데 물이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 이의 활용을 늘리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보자. 물이 있어 더운 가운데서도 한결 시원할 수 있는 그런 여름을 기대한다.

/최계운 아시아물위원회 회장·인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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