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감] 조윤길 옹진군수

눈뜨고 빼앗긴 '우리어민의 황금어장' 국가가 지켜달라

김민재 기자

발행일 2016-06-16 제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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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길 옹진군수1
조윤길 옹진군수가 지난 14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막아주지 못하면 우리 어민들은 이제 살 수가 없다"며 "이제라도 우리 해군과 해경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NLL 대응 어려운점 노려 中어선 불법조업
치어 싹쓸이·어구 손실… 피해액 248억 넘어

단속 강화·방지 시설·조업구역 확대 요구
군사적 민감한 곳… 해군·해경 대처 중요
서해주민 해상교통 인프라 정부지원도 절실


'오죽했으면…' 이라는 표현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었다.

지난 5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우리 어민들이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2척을 나포한 사건을 두고 하는 얘기다. 황금어장을 눈 뜨고 빼앗긴 어민들이 얼마나 화가 치밀었으면 중국어선을 직접 붙잡았겠느냐 말이다.

연평도 등 서해 5도를 비롯한 인천 섬 지역 행정수장인 조윤길 옹진군수를 14일 연평도에서 만났다. 연평도 중국어선 불법조업 근절 방안을 중앙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기 위해 어민들의 의견을 물으러 가는 길이다. 그는 이날 오전 8시 인천항에서 행정선을 타고 연평도로 가는 내내 중국어선들의 횡포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서해 최북단을 지키며 사는 주민들은 섬에 사는 것이 '애국'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하지만 국가가 우리 국민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애국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조윤길 군수는 "정부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막아주지 못하면 우리 어민들은 이제 살 수가 없다"며 "이제라도 우리 해군과 해경이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으로 인한 피해가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

"일단 우리 연평도 꽃게 생산량이 얼마나 줄었는지부터 설명하겠다. 연평도 꽃게는 2011년 2천255t이었다가 2013년 1천8t으로 절반가량 줄어들더니 올해는 5월 기준 겨우 52t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0t에서 3분의 1로 줄어버린 것이다.

꽃게라는 것이 보통 한 해 많이 잡히면 다음 해 조금 잡히고 오르락내리락하는 경향이 있긴 한데, 지금은 잡아들이는 양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중국어선이 와서 조업하는 바람에 우리 어민들이 잡아들일 꽃게가 없는 것이다.

중국어선에 의한 우리 어구 피해도 심각하다. 2014년 백령도와 대청도 어민들이 설치한 통발 어구 778틀이 중국어선에 의해 사라진 적이 있었다.

이때 우리 어민들이 손해 본 금액만 100억원이 넘는다. 중국어선이 통발이며 홍어 잡는 주낙이며 다 쓸어가는 바람에 어구도 잃고, 새로 어구를 사들여 다시 설치하는 동안 조업도 못 하고 이중고를 겪는 것이다. 현재 우리 옹진군이 추산한 피해액만 2008년부터 지금까지 248억3천만원에 달한다.

우리 어민들은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정해진 어구로만 조업해야 하지만, 중국어선들은 저인망 쌍끌이로 마구잡이 어업을 한다. 배 두 척이 그물을 달고 나란히 달리면서 바다 밑바닥을 훑고 지나가는 것이다. 어린 꽃게, 치어, 조개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아무리 치어를 방류하면 뭐하나. 중국어선이 다 잡아들이는데. 단순히 우리 자원을 훔쳐가는 것뿐 아니라 해양생태계까지 파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어구 파손과 조업 손실로 인한 피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대책이 필요하다."

조윤길 옹진군수3

-연평 어민들이 중국어선을 나포하게 된 배경은.

"연평도 어민들은 정해진 구역 내에서만 조업할 수 있다. 연평도 남쪽 해역에 지정된 삼각형 모양의 어장 800㎢ 이내에서만 조업해야 하고 여기를 벗어나면 즉시 제재를 당한다. 특히 우리 어선이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가면 군사적 마찰까지 빚어질 수 있는 매우 민감한 해역이다.

중국어선은 이 점을 노렸다. 이들은 NLL 북쪽에 배를 정박하고 기회를 엿보다가 기상악화나 야간을 틈타 남쪽으로 내려와 마구잡이 조업을 벌였다. 이들이 불법조업을 하는 해역은 우리 어민은 갈 수 없는 곳이다.

중국어선은 한꺼번에 많게는 400~500척씩, 적게는 200~300척씩 대규모 선단을 이뤄서 나타난다. 접경지역이라 우리 군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가 없다. NLL북쪽으로 넘어가면 쫓아갈 수가 없다. 눈 뜨고 당한다는 얘기다.

이번 중국어선 나포사건도 여기서 비롯됐다. 우리 어민들은 아무리 꽃게가 잡고 싶어도 정해진 구역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중국어선들은 제집 드나들듯이 들어와 조업하니까 화가 안 나겠느냐. 꽃게 안 잡히는데 눈앞에 중국어선이 보이니까 참다참다 못한 어민들이 그만 '성질이 나서' 중국어선을 잡아온 것이다.

우리 어민이 중국어선 나포할 때 조업구역을 이탈했느니 뭐니 말이 많은데 우리 어민들한테는 그렇게 엄격하면서 왜 중국어선을 내버려 두었느냐부터 고민해야 한다."

-중국어선 불법조업 방지를 위한 대책은 있나.

"우리 옹진군과 어민들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은 단속강화와 불법조업 방지시설 설치, 조업구역 확대다. 현재는 중국어선 조업 동향에 따라 해경 경비함정과 특공대가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평어장에는 상·하반기 조업철에 해수부 어업지도선이 투입되고 있지만, 우리 어선에 대해 안전조업지도 업무를 수행할 뿐이다.

불법조업 발생시 신속하게 대처하고 우리 어민의 안전을 지키려면 서해5도 NLL 해역을 전담하는 경비부서 신설이 필요하다. 또 군사적으로 민감한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해군의 적극적인 협조도 중요하다.

서해5도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임에도 어업지도는 지방자치단체 사무라는 이유로 정부의 외면을 받고 있다.

다음으로 중국어선이 아예 우리 어장에서 조업할 생각을 못하도록 어장 주변에 불법조업 방지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쇠로 된 시설물인데, 그물이 닿으면 찢어져 조업을 하지 못한다. 백령·대청·연평어장 400㏊에 이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200억원 정도 든다.

해수부에서 2013년, 2015년 대청·소청도 동측 해역에 시설물을 설치했지만, 면적이 작아 큰 효과는 없다. 정작 필요한 곳은 NLL 인근 해역이나, 대북 관계 때문에 국방부가 설치에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공어초 기능을 겸한 방지시설물을 설치하면 불법조업 예방과 수산자원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조업구역 확장과 조업시간 확대도 검토해야 한다. 우리 어장을 늘리면 중국의 불법조업 구역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고, 어민들의 심리적 박탈감도 해소할 수 있다. 안보문제로 어렵다면 꽃게와 까나리 조업시기에 한해 한시적으로 어장을 늘리거나 조업 시간이라도 늘려야 한다."

-불법조업 문제 외에도 서해 최전방을 지키고 사는 주민들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주민들의 이동권이다. 섬을 오가는 방법은 여객선밖에 없는데, 육상교통과 비교하면 상대적인 차별을 받고 있다. 고속철도와 도로를 건설하는 데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해상 교통 인프라에는 인색하다.

백령도 왕복 승선권이 13만원으로 제주도 가는 것보다 비쌀 때가 있다. 여객선도 정기 항로로 공공을 목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준공영제 도입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수산물 가공사업의 경우 다른 보조사업에 비해 자부담 비율이 높아 영세한 우리 어민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어업인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수산물 가공·유통사업비 지원이 절실하다. 이번 중국어선 나포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서해5도의 각종 현안이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윤길 옹진군수2

■조윤길 옹진군수는?

- 1949년 7월 4일 옹진군 백령면 출생
- 남포초등학교
- 백령중학교
- 경기수산고등학교
- 인하대행정대학원(고위행정연구과정) 수료
- 한국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 재학중
- 1971년 옹진군 송림면 지방행정서기보
- 1979년 경기도 기획담당관실
- 1995년 옹진군 기획실장(옹진군 인천시로 편입)
- 2004~2006년 인천광역시 공보관, 자치행정국장
- 2006~현재 민선 4·5·6대 옹진군수

글/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 · 사진/옹진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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