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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량 기자재 퇴출, 공사현장 안전의 시작

김상돈
김상돈 경기도의원 건설교통위원회 (더·의왕1)
지난 1일 발생한 남양주 진접선 복선전철 주곡2교 지하 공사현장 폭발·붕괴사고는 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은, 총체적인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23일에는 수서·평택간 KTX 공사장의 붕괴 사고로 인부 2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일이 발생했고 같은 해 3월에는 화성 동탄신도시와 용인을 잇는 도로 건설 작업 현장에서도 콘크리트 타설 중 붕괴 사고로 9명의 사상자를 내기도 했다. 모두 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피해갈 수 있는 인재형 사고였다.

안전보건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근로자 수는 전국적으로 9만900명에 달하고 있고 이 가운데 건설 현장에서 산업재해를 경험한 근로자 수는 2만3천600명으로 전체 26%를 차지하고 있다.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근로자 수만 해도 모두 1천850명에 달하고 이 중 건설업 종사자는 486명으로 4명 중 1명꼴로 건설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공사 현장에서의 안전사고 중 불량 기자재 사용으로 인한 발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설 기자재'는 공사 현장에서 건설근로자의 통로 확보 등을 위한 '비계(飛階)' 등의 임시구조물을 만드는 데 쓰이는 강관(쇠파이프), 광관조인트, 파이프서포트 등의 자재를 말하는 것으로 근로자의 '생명 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감사원이 지난달 3일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11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설자재 품질관리 실태 감사' 발표에 따르면 전국 18개 건설현장에서 사용되는 가설기자재 6종, 116개 표본에 대한 성능시험에서 54.3%인 63개가 불량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발주한 고등학교 신축 공사의 경우 단관비계용 강관과 파이프서포트는 안전인증 기준을 미달했고 강관조인트는 미인증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에선 성능 인증업무를 위탁받은 한국가설협회 등 민간협회의 엉터리 검사와 고용노동부의 부실한 관리 문제도 지적됐다. 지난 2009년 1월 안전인증제도 도입 후 유통 중인 가설 기자재에 대한 성능시험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는 등 관련 현황에 대한 도 집행부의 면밀한 조사와 철저한 관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중고 가설 기자재 재사용 가능 인증도 남용돼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공사 현장에서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근로자 실시간 위치 확인 시스템을 도입하고 공사장 계측 관리와 가설기자재 현장 관리 매뉴얼도 만드는 등 '모범 건설 공사장 제도'를 운영한 바 있다. 우리 경기도 역시 공사장 안전을 위한 대책과 현장의 간극을 좁혀 안전한 공사장 모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공사장이 많은 우리 경기도 지역의 경우 불량 기자재의 퇴출 등 안전한 공사 현장 관리를 위한 지침을 조속히 마련하고 수시로 현장을 살펴 안전사고를 예방하려는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김상돈 경기도의원 건설교통위원회 (더·의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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