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체육 단체 통합, 순리대로 해라

신창윤

발행일 2016-06-27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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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규모-회원수 내세워 기득권 싸움 '내분'
엘리트-생활체육간 임원 선출등 이해관계 얽혀
대한체육회 '무작정 통합' 권고보다 종목중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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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윤 체육부장
체육계가 엘리트와 생활체육 간의 종목 싸움으로 점입가경이다. 일부단체는 양측 회장과 임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며 화합을 이끌어내고 있지만, 또 다른 단체는 기득권을 내세우며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엘리트 체육은 예산 규모가 크다는 것만 따지고, 생활체육은 회원 수를 내세워 자신들의 장점만 부각한다. 사태가 이렇다 보니 각 단체는 통합 이후에도 총회가 무효라며 또다시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다. 일부 체육인들은 '왜 두 단체를 합쳐 이런 고생을 시키는 지, 차라리 기존대로 했으면 좋겠다'며 비아냥거리기까지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20년 조선체육회 창립을 시작으로 1947년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설립 및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가입, 그리고 1948년 9월 대한체육회로 개칭돼 현재까지 활동해왔다. 하지만 국민들의 식생활이 개선되고 건강에 대한 운동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1991년 1월 국민생활체육회가 창립됐고, 국민생활체육회는 지난 3월 통합체육회로 하나가 될 때까지 25년 동안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애써왔다.

통합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3월 양 단체를 통합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통합 과정을 시작했고, 김정행 대한체육회장과 강영중 국민생활체육회장이 공동 회장을 맡아 운영한 뒤 10월께 새로운 회장을 선출한다. 정부가 통합체육을 내세운 것은 같은 종목에서 엘리트와 생활체육을 나누지 않고 행정적인 효율성을 통해 국민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그 울타리 내에서 엘리트 선수를 발굴하는 모델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중앙 단체에 이어 시·도 체육회와 생활체육회도 잇따라 통합체육회를 출범시켰다. 대부분의 체육회와 생활체육은 1대1 통합을 이루는 데 성공했지만, 속사정은 기득권 싸움으로 인한 내분이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종목 간 통합이다. 이들은 서로의 이해타산이 맞물려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2명의 회장이 1명으로 축소된다'는 점에서 양 단체가 쉽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

경기도체육회는 56개의 엘리트 종목과 49개의 생활체육 종목 등 105개의 종목 단체 가운데 통합대상 종목 33개와 비통합 대상 종목 38개로 나눠 총 71개의 종목 단체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 33개 통합 대상 중 15개 종목은 이미 통합을 완료했고, 남은 18개 종목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체육회는 지난 9일 시·도 체육회에 공문을 보내 파문을 일으켰다. '7월 중 통합이 완료되지 않은 종목들에 대해 전국체전 출전을 불허하겠다'는 내용이다. 체육회 주장은 '통합 단체가 된 뒤 정관을 변경해야 대한체육회 회원 단체가 될 수 있고, 회원 단체가 돼야 전국체전에도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가 도 단위 종목 통합을 앞당기려는 것은 10월 5일 열리는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 때문이다. 시·도 단위 종목 단체가 회장을 선출해야 중앙 경기단체 회장을 선출할 수 있고 선거인단도 구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갈길 바쁜 곳은' 대한체육회가 아니라 종목들이다. 종목들은 임원 선출과 이사·대의원 구성 등을 놓고 엘리트와 생활체육 간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각기 다른 형태로 오랫동안 활동해왔기 때문에 뜻을 하나로 모은다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대한체육회나 경기도체육회는 종목들의 통합을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 시간이 촉박하더라도 당사자만큼이나 힘들까. 무작정 통합을 권고하기보다 양측의 주장을 이해하고 설득시켜주는 중재가 종목들에는 더 필요할 것이다.

/신창윤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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