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황산 폐수' 이천시도 쉬쉬했다

전시언 기자

발행일 2016-06-30 제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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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수 성분 분석
경기도가 이천시 아미리 일대의 '논 황폐화' 현상에 대한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수질보전팀이 29일 오후 도가 의뢰한 SK하이닉스의 폐수 성분을 분석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반도체 공정 황산 투입 확인
수년간 논 황폐화 인지 불구
市, 민사문제 이유 민원묵살
SK "명확한 증거없어" 발뺌
道 "양쪽 다 책임 의식 소홀"


이천 SK하이닉스에서 방류한 폐수로 인해 인근 논이 황폐화 됐다는 농민들의 주장에 대해 경기도가 진상규명 및 대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경인일보 6월 28일자 1면 보도), 수년 전부터 SK하이닉스와 이천시는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폐수에 황산이 포함돼 농작물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경기도와 이천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천시 부발읍 신하리·아미리 일대 방류구 3곳에서 하루평균 7만5천여t의 폐수를 방류하고 있다. 이 폐수에는 반도체 생산공정 중에 반도체를 씻거나 pH를 중성으로 만드는 작업 등에 쓰이는 황산이 포함돼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지난해 7월 SK하이닉스 인근 논에서 쓰는 농업용수를 분석한 결과 황산(SO4-2)수치가 농작물 피해기준(50mg/ℓ)보다 2.8배 높은 141mg/ℓ나 검출됐다. 농업기술원 측은 "(전뜰천)하천수에는 황산이 함유돼 농업용수로는 적합지 않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공정과정에서 반도체를 씻거나 폐수를 버리기 전 pH를 중성으로 만들 때 황산을 사용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지난 수년간 SK하이닉스 인근 논에서 황폐화 현상이 발생해 농사를 망친 농민들은 SK하이닉스와 이천시에 수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그때마다 두 곳 모두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며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측은 "논이 썩어가는 이유가 전뜰천의 물 때문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이천시는 "공공기관이 민사 문제에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만을 보여 왔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공공은 민원인의 불편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기업은 지역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지만, 이천시와 SK하이닉스는 이를 소홀히 했다"며 "해당 민원은 환경분쟁조정 제도가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인 만큼 도가 사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 측은 "기업이 폐수를 방류할 때 법적 기준을 준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폐수가 향후 어떻게 사용되는지까지 고려해야 하느냐"면서도 "이제라도 SK하이닉스의 폐수가 논 황폐화의 요인으로 꼽히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할 방법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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