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대권 주자들이여 사색하라

윤인수

발행일 2016-06-30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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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론 외세 기운 불온… 안으론 국기 고갈 심각
시대 처절하게 사색, 국민향해 심기일전 청 하는자
민심은 혼돈의 한 복판에서 이런 지도자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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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인수 문화부장
뉴스가 불온하다. 지금까지의 상식을 비웃는 뉴스가 홍수를 이룬다. 영국의 유럽연합(EU)탈퇴는 신자유주의가 주도해 온 개방화, 세계화 패러다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영국이 유럽대륙과 결별해 고립주의를 자결(自決)한 국민투표 결과는 영국 뿐 아니라 다른 국가로 전파되는 양상이다. 미국 대선주자인 트럼프는 우방들과의 자유무역협정을 공개적으로 시비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방임한 자본의 일탈이 초래한 양극화의 대가로 세계 경제는 출구가 묘연한 미로에 갇혀가는 형국이다. 양극화 현상은 극단주의 정치의 자양분이 되면서 지구촌은 선동가들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세계화에 의지해 양적팽창을 추구해 온 한국 입장에서는 불온한 정세다.

북한의 동향도 예사롭지 않다. 려명거리를 날림으로 짓는 조롱의 대상이지만,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북한명 '화성-10') 시험발사를 성공시킨 군사강국의 위엄은 무시할 수준을 넘어섰다. 북한의 이중성은 우리의 대응을 혼란에 빠트린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내부라고 나은가. 대우조선 사태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우울하다. 총체적 도덕불감증이 빚어낸 잔인한 현장이다. 4조원의 공적자금, 아니 국민 혈세가 투입된 대우조선이 5조원의 분식회계로 거덜날 때까지 아무런 경보장치가 울리지 않았으니, 국민은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 사장부터 직원에 이르기까지 거덜난 회사에서 단물을 빠는데 힘을 합쳤다. 기적적인 산업화를 일군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은 흔적없이 사라졌다.

국민의당 사무총장과 비례대표국회의원 사무부총장이 선거 홍보비 리베이트 착복 의혹에 휩싸였고, 더불어민주당의 서영교 의원은 의원회관에서 가족정치를 하다가 자신은 물론 당까지 곤경에 빠트렸다. 새누리당에 이 비슷한 일이 없다고 단정하기 힘들다. 정치의 추락은 선거로 새인물 수혈하기를 반복해봐도 멈출 기미가 없다. 정운호 게이트는 법조비리의 끝판과 재벌 여사님의 돈에 대한 치열한 집착을 보여준다. 스쿨폴리스 두 분은 자신이 지켜야 할 여고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경찰 고위층은 이를 은폐한 혐의가 짙고…. 절망적인 공권력이다.

가습기살균제는 어떻게 10년동안 국민을 소리없이 죽일 수 있었는지, 대가의 작품들은 왜 그리 위작이 많은 것인지, 추락하는 아이돌 스타는 왜 그리 많은지. 인간의 존엄과 사회의 품격이 무너지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베이비부머들의 잔혹사는 눈물겹다. 태어난 순서대로 퇴직금을 들고 나가 제2의 생계현장에서 경제불황의 늪에 빠져 차례차례 전사 중이다. 경제불황 극복을 위해 서민들은 금리를 희생했지만, 기업들이 싼 금리를 활용해 경제에 보탬을 준다는 증거가 없다. 가계부채만 왕창 늘려놓은 저금리로 많은 국민들이 파산위기와 동거 중이다. 뉴스가 시대의 반영이자 결과라면 우리는 혼돈의 시대를 관통 중이다. 밖으로는 외세의 기운이 불온하고 안으로는 국기(國氣)의 고갈이 심각하다. 심기일전의 전기가 절실하다.

대권을 꿈꾸는 자들의 각축이 시작됐다. 시시각각 변하는 지지율 등락에 일희일비하는 자들은 일단 빠져라. 우리 시대를 처절하게 사색하는 자, 사색의 바탕에서 미래를 예지할 수 있는 자, 그래서 국민을 향해 심기일전을 요청할 수 있는 자. 이러한 사람만이 대권을 열망할 자격이 있다. 혼돈의 한 복판에서 국민은 지금 이런 지도자를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

/윤인수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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